[알기 쉬운 식품ㆍ의료제품 이야기] 김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축산물안전정책과장
치즈는 오래전부터 인류 문명과 함께해 왔으며, 현재 그 종류가 수천 종에 달한다. 고대 아라비아 상인이 양의 위로 만든 가죽 주머니에 우유를 넣고 여행을 하다 주머니 속에 남아 있던 ‘렌넷’이라는 효소가 우유에 작용해 치즈가 만들어졌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우유는 산이나 우유를 굳게 하는 효소인 렌넷을 첨가하면 응고된다. 그 과정에서 유청과 단백질과 지방으로 이뤄진 덩어리로 분리되며 치즈는 이 덩어리를 가공·숙성해 만든다.
치즈는 크게 자연 치즈와 가공 치즈로 나뉜다. 자연 치즈는 원유를 발효·숙성해 만들며 고유의 맛과 풍미가 있지만 보존 기간이 짧은 편이다. 가공 치즈는 자연 치즈를 가열해 녹인 다음 여러 종류의 색소나 유화제를 첨가한 것으로, 오래 보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 종류의 치즈 모두 가공 과정에서 식중독균 등에 오염되지 않도록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고, 보존료를 첨가할 때에는 정해진 범위 내에서 사용해야 한다.
치즈는 수분량에 따라 연질 치즈와 경질 치즈로 분류된다. 수분이 많은 초연질 치즈에는 발라먹는 크림 치즈나 길게 늘어나는 모차렐라 치즈 등이 있다. 수분이 적은 초경질 치즈에는 가루 형태의 파마산 치즈가 있고, 고르곤졸라 치즈는 반경질 치즈, 노란색 체다 치즈는 경질 치즈로 구분된다. 수분이 많은 연질 치즈는 유통 기한이 짧은 편이고 한 번 개봉한 제품은 미생물 증식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능한 한 빨리 소비하는 것이 좋다.
독특한 외양의 치즈도 있다. 흰 곰팡이를 사용해 만든 브리 치즈는 마치 외부에 하얀 눈이 내린 듯한 형태를 보인다. 푸른 곰팡이를 사용한 고르곤졸라 치즈는 노릇한 색깔의 치즈 중간에 무작위적인 푸른 무늬가 특징이다.
만화 영화나 광고에서 자주 보이는 구멍이 송송 뚫린 치즈도 있는데, 바로 에멘탈 치즈다. 에멘탈 치즈의 구멍에 대한 가설은 지난 100여 년간 이어져 왔는데, 최근 연구에서는 우유 내에 남아 있는 건초 성분에 다양한 유산균들이 모여 이산화탄소를 발생하고, 그로 인해 자연적으로 구멍이 생긴다는 설이 유력하다.
우유는 하얀색인데 치즈가 노란색인 이유도 있다. 바로 ‘베타카로틴’ 때문이다. 노란색을 띠는 성분인 베타카로틴은 풀ㆍ꽃 등 다양한 생물에 함유돼 있고 비타민 A의 전구 물질이다.
베타카로틴을 함유한 식물을 소가 섭취하면 체내 지방 조직에 베타카로틴이 저장되고, 착유 과정에서 유방 주변 지방 조직의 베타카로틴이 유지방과 함께 나온다. 우유는 유지방을 둘러싼 얇은 막으로 인해 베타카로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얀색으로 보이지만, 우유 가공 과정에서 그 막이 파괴되면 베타카로틴의 노란색이 보인다. 다만 산양유는 체내 대사 과정에서 베타카로틴을 비타민 A로 전환해 저장하므로 가공해도 노란색이 되지 않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치즈를 생산하는 업체에 대한 해썹(HACCP), 수거 검사 등 식품 안전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맛있는 치즈를 안심하고 섭취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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