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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종근당과 '신흥 강자' 삼성에피스의 같은 듯 다른 바이오시밀러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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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종근당과 '신흥 강자' 삼성에피스의 같은 듯 다른 바이오시밀러 전략

입력
2022.06.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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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2028년 글로벌 시장 규모 약 23조 원 전망
①삼성바이오에피스, 미국서 시밀러 출시·영업 중
②종근당, 2호 시밀러 CKD-701 품목 허가 신청

삼성바이오에피스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실험기구를 들여다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삼성바이오에피스 실험실에서 연구원이 실험기구를 들여다보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제약 업계의 전통 명가 종근당과 신흥 바이오 강자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안과 질환 치료제 시장 선점을 위해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한판 대결을 벼르고 있다. 루센티스는 지난해 글로벌 연간 매출이 4조4,000억 원에 달하는 안과질환 분야 '블록버스터'로 꼽힌다.

19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달 초 미국 시장에서 안과 질환 치료제 바이우비즈(성분명 라니비주맙)를 출시했다. 바이우비즈는 습성(濕性·주로 건성보다 악화된 상태) 노화(老化) 관련 황반변성·당뇨병성 황반부종 등 치료제인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오리지널 의약품 대비 약 40% 저렴한 도매가 1,130달러(한화 약 146만3,350원)에 출시됐다.

종근당도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CKD-701에 대한 임상 3상을 지난해 3월 완료하고 상업화를 위한 마지막 단계인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 시장을 공략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달리 종근당은 국내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연내 허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두 회사가 루센티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황반변성 치료제 시장의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루센티스의 지난해 글로벌 연간 매출은 4조4,000억 원에 달한다. 황반변성은 눈 망막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조직인 황반이 노화나 염증으로 기능을 잃거나 심한 경우 실명에 이르게 하는 안과 질환으로, 전 세계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계 데이터 분석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5개국, 일본, 중국, 호주 등 9개 주요국의 습성 노화 관련 황반변성 시장 규모는 2018년 86억 달러(한화 약 11조1,370억 원)에서 2028년 187억 달러(한화 약 22조9,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10년 동안 두 배 규모로 커진다는 예상이다. 가장 큰 시장인 미국 정부가 바이오시밀러를 우호적으로 보고 있는 점도 긍정적 요인이다.


'합성신약→바이오' 영역 넓히는 종근당의 2호 바이오시밀러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종근당 본사. 종근당 제공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로에 위치한 종근당 본사. 종근당 제공


이번 바이오시밀러가 양사의 미래 먹거리 성장을 이끌 기대주로 꼽히는 점도 주목할 포인트다. 우선 종근당은 합성신약뿐 아니라 바이오 시밀러와 바이오 신약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종근당의 1호 바이오시밀러인 빈혈 치료제 NCKD-11101은 현재 한국과 일본에서 시판 중이며, 폐암 항암제 바이오신약인 CKD-702는 현재 국내에서 임상 1상 진행 중이다.

2000년대부터 이어진 항암제 위주의 신약 개발이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등 연구개발(R&D) 분야가 약점으로 꼽히는 종근당이 2호 바이오시밀러 출시에 성공한다면 기업 가치를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해순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발행한 제약바이오 분야 하반기 산업전망 보고서에서 "종근당은 내수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확보하는 전략을 택한 결과 의약품 매출 및 영업이익 기준 1위의 제약사로 우뚝 올라섰다"면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중장기 성장 전략을 수립할 때"라고 지적했다.


삼성에피스의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주

삼성바이오에피스 신사옥 전경.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삼성바이오에피스 신사옥 전경. 삼성바이오에피스 제공


그동안 매출의 대부분을 유럽 시장에 의존해 온 삼성바이오에피스에게도 이번 바이오시밀러는 미국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대주로 꼽힌다. 2020년 기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매출은 7,774억 원 중 유럽 매출이 6,045억 원, 유럽 외 매출은 1,727억 원이었는데, 올해 미국 시장 점유율을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연간 매출 사상 첫 1조 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판매 실적을 공시하지 않지만, 해외 파트너사의 실적 발표를 통해 기간별 제품 매출을 확인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현지 파트너사는 계약 조건에 따라 시장 매출을 일정 비율로 정산한 뒤 각 회사의 매출로 인식하는데, 지난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미국 파트너사인 바이오젠과 오가논의 실적 발표에 따르면 이들 양사의 연간 제품 매출 합산액은 12억5,500만 달러(한화 약 1조6,252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이달 출시된 바이우비즈의 미국 시장 제품 매출이 포함되면 2022년 제품 매출 합산액은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연간 매출 1조 원 돌파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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