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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신인' 임윤찬, 반 클라이번 최연소 우승..."나이 신경 쓰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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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신인' 임윤찬, 반 클라이번 최연소 우승..."나이 신경 쓰지 않아"

입력
2022.06.19 13:39
수정
2022.06.19 20:07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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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권위 피아노콩쿠르, 18세로 역대 최연소 우승
신작 최고 연주상·청중상까지 3관왕
2017년 선우예권 이어 한국인 두 대회 연속 우승

제16회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한국 피아니스트 임윤찬(가운데)과 2위 러시아의 안나 게누셰네(왼쪽), 3위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초니가 결과 발표 직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반 클라이번 재단 제공

제16회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한국 피아니스트 임윤찬(가운데)과 2위 러시아의 안나 게누셰네(왼쪽), 3위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초니가 결과 발표 직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반 클라이번 재단 제공

"마음이 무겁고 걱정되는 마음이 크고 좀 믿기지 않는 느낌이에요."

60년 역사의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최연소 우승자가 된 임윤찬(18·한국예술종합학교)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눈앞에 놓인 우승의 기쁨보다 음악가로서의 미래를 향한 결의가 먼저인 이 젊은 연주자는 "심란하고 부담된다"는 말로 입을 뗐다.

'괴물 신인'으로 불리며 조성진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연주자로 일찌감치 주목받아 온 10대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18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홀에서 폐막한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이에 따라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의 우승 상금과 3년간의 투어 공연, 음반 발매 등의 지원을 받게 됐다. 이날 임윤찬은 신작 최고 연주상인 비벌리 테일러 스미스 특별상(상금 5,000달러)과 청중상(상금 2,500달러)도 함께 받았다. 2위는 러시아의 안나 게누셰네(31), 3위는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초니(28)가 차지했다.

결과 발표 후 전화 인터뷰에서 임윤찬은 최연소 우승자 소감을 묻는 질문에 "나이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이 콩쿠르를 통해 내 음악이 깊어지길 원했고 관객 마음에 진심이 닿았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1958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한 미국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리기 위해 1962년부터 4년마다 열린다. 쇼팽·차이콥스키·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와 더불어 세계적 권위를 자랑한다. 한국인 연주자의 우승은 두 번째다. 직전 대회인 2017년 대회에서 선우예권이 한국인으로선 처음 우승했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1년 연기돼 치러진 이번 대회에는 51개국 388명의 피아니스트가 참가했다.

임윤찬에게는 천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지만 지독한 노력형 연주자이기도 하다. 지난 2일 개막해 이날 끝난 이번 대회 기간 중에도 매일 새벽 4시 반까지 연습했다고 한다. "피곤했지만 절실함으로 악으로 버텼다"고 했다.

제16회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한 임윤찬이 17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홀에서 열린 결선 무대에서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고 있다. 반 클라이번 재단 제공

제16회 미국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한 임윤찬이 17일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베이스퍼포먼스홀에서 열린 결선 무대에서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하고 있다. 반 클라이번 재단 제공

"좋아하는 곡으로 프로그램을 짰다"는 임윤찬의 선곡은 강한 인상을 남겼다. 12명이 겨룬 준결선 리사이틀에선 프란츠 리스트의 초절 기교 연습곡을, 6명이 겨룬 결선 마지막 무대에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했다. 경연이 벌어진 포트워스 현지에서는 물론 반 클라이번 콩쿠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연주를 감상한 이들은 "그와 같은 시대에 살고 있어 감사하다" "새로운 스타 탄생"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리스트 초절 기교 연습곡 12곡 전곡은 반 클라이번 유튜브 계정 연주 영상 중 최고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대회 심사위원장이자 결선 무대에서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끈 지휘자 마린 알솝은 “임윤찬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연주에서 18세의 어린 나이에도 이미 뛰어난 깊이와 눈부신 기교를 보여줬다”고 현지 매체에 밝혔다.

임윤찬은 11세 때인 2015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했고 이후 2018년 클리블랜드 국제 청소년 피아노 콩쿠르 2위와 쇼팽 특별상, 쿠퍼 국제 콩쿠르 최연소 3위에 올랐다.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는 최연소 1위와 청중상, 박성용영재특별상까지 수상하며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중학교 과정인 예원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고교 과정을 건너뛴 채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유학 경험이 없는 국내파로, 현재 한예종 음악원에서 피아니스트 손민수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임윤찬의 우승 소식이 전해진 직후 손 교수는 "세계 각국의 저명한 음악가들로부터 '특별한 예술가의 탄생을 보고 있는 것 같다'는 축하 인사를 수도 없이 받았다"며 "피아노 세계에 큰 획을 긋는 삶을 살아갈 윤찬이가 어떻게 커 갈지 무척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날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임윤찬에게 축전을 보냈다.

임윤찬의 연주는 8월과 10월 국내에서도 실연으로 확인할 수 있다. 8월 10일 콜레기움 무지쿰 서울과 바흐 피아노 협주곡 5번을 협연하고, 8월 20일 KBS교향악단과 멘델스존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10월 5일에는 정명훈 지휘자가 이끄는 원 코리아 오케스트라와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을 협연한다. 공연은 모두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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