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이 개원 후 첫 콩팥ㆍ췌장 동시 이식에 성공했다.
은평성모병원은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 신췌장이식팀이 2013년부터 콩팥ㆍ췌장 동시 이식을 기다려온 40대 환자에게 뇌사자 콩팥과 췌장을 성공적으로 동시 이식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환자는 2010년부터 혈액투석을 시작해 뇌사자 콩팥이식 대기자로 등록했고, 1형 당뇨병 때문에 췌장 기능이 악화돼 2013년에는 콩팥ㆍ췌장 동시 이식을 등록하고 투병 생활을 지속해왔다.
그는 2019년과 2021년에는 콩팥ㆍ췌장 동시 이식 수혜자로 선정돼 은평성모병원에서 수술을 두 번 준비했지만 기증자의 건강 상태 악화와 공여 장기 부적합으로 수술이 취소되는 어려움을 겪었다.
이식 전 단계에서 시행하는 조직 적합성 항체 선별 검사 결과, 이 환자는 대부분 항원과 반응하는 항체를 지닌 것으로 나타나 이식 위험도 자체가 높은 ‘고감작(highly sensitized)’ 상태였다.
고감작 상태란 환자가 가진 항체가 이식받은 장기에 작용해 급성 거부 반응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을 뜻한다.
장기이식병원 의료팀은 환자의 고감작 상태를 고려해 이식 전 항체 주사를 포함한 면역 유도 요법 적용 후 수술을 시행했지만, 이식 직후 급성 거부 반응이 나타나면서 계획보다 더 긴 입원 치료를 진행했다.
의료팀은 수술 후 환자 합병증을 최소화하고 거부 반응을 치료하기 위해 조직 검사 및 공여자 특이 조직 적합성 항체 검사를 반복적으로 시행했다.
더불어 강한 면역 억제를 위해 고용량의 스테로이드 주사를 투여하는 스테로이드 충격 요법 및 10여 차례의 치료적 혈장 교환술 시행, 면역 글로블린 주사 투여 등 체계적 환자 관리 시스템을 가동하며 회복을 도왔다.
이식 수술을 이끈 황정기 혈액이식외과 교수는 “환자는 현재 정상적인 일상생활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했고, 혈당 수치도 잘 유지하고 있다”며 “긴 투병생활 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았고 이식 후 힘든 시간 속에서도 의료팀에게 믿음을 보여주며 건강을 회복해 준 것에 감사하고 있다”고 했다.
황 교수는 “숭고한 희생과 나눔 정신으로 말기 장기 부전 환자에게 새로운 생명을 전한 기증자와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기증자 가족들에게 장기이식병원 의료팀 모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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