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ICBM 발사 원리는 비슷하지만
누리호 궤도 진입용, ICBM 원거리 이동용
'멀리·정확히' 액체 vs '신속간편' 고체연료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1톤급 이상 실용위성을 자체적으로 띄워 올릴 수 있는 세계 일곱 번째 나라가 됐다.
우주발사체 누리호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생김새와 발사 원리 측면에서 꽤나 비슷하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누리호 발사를 성공한 한국이 사실상 ICBM 기술을 확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우주발사체와 ICBM은 △우주에 도달한 추진력을 얻는 추진 시스템 △여러 단으로 구성된 설계 방식 △방향과 속도를 제어하는 제어 장치 면에서 기술을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위성을 우주 궤도에 올리기 위해 쏘는 누리호와 탄두를 원거리 표적에 명중시키는 데 쓰이는 ICBM은 발사 목적 자체가 달라, 서로 다른 점이 많다.
일단 사용되는 연료에서 근본적 차이가 있다. 우주발사체는 액체연료를, ICBM은 고체연료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군사용 발사체에 들어가는 고체연료는 추진력 면에서는 떨어지지만, 곧바로 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고 구조가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비해 누리호는 영하 183도 초저온 액체산소를 산화제로 사용한다. 우주발사체에 액체연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더 멀리 더 정확하게 도달할 필요가 있어서다. 액체연료는 추진력이 강해 우주까지 멀리 날아갈 수 있고, 산화제 주입량을 조절해 정확히 목표지점까지 갈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밸브와 배관 등의 구조가 복잡해 발사 전 연료를 주입하는 데 장시간이 걸리고 ICBM보다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누리호는 길이 47.2m에 200톤 규모로 3단 로켓 추진체로 구성되어 클러스터 기술을 활용해 1단 엔진 전체 추력을 300톤까지 끌어올렸다. 북한이 3월 발사한 ICBM 화성-17형의 경우 1단 엔진 추력이 160톤으로 추정된다.
지구 안에서 멀리 가야 하는 ICBM, 우주 궤도에 올라야 하는 누리호는 발사되는 궤도에도 차이가 있다. ICBM은 가장 먼 거리에 탄두를 떨어뜨리는 것이 목적이어서, 발사 후 각도를 23도 정도 기울여 포물선을 그리며 지상에 떨어지도록 한다. 그러나 우주발사체는 수직으로 계속 올라가다가 인공위성이 목표로 잡은 우주의 임무 궤도 부근에 가서야 수평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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