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대해서 "담당팀 두시라" 조언
尹 대통령 "용산 와보니 어떠시냐" 묻기도
'지도부 갈등' 드러낸 국민의힘에 쓴소리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국민의힘 원로들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원로들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야당과의 협치 노력을 당부하는 한편, 윤 대통령의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윤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당을 지켜 오신 선배님들 덕분에 어렵지만 다시 정부 권력을 회수해 왔다"며 "(청와대를) 상세하게 돌아보니까 '아, 거기 그냥 근무할 걸, 용산으로 간다고 한 게 좀 잘못했나' 싶기도 했다"고 농담을 건네며 분위기를 띄웠다. 과거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원로들에게는 "용산에 와 보니 어떠시냐"고 묻기도 했다. 오찬에는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정갑윤·이윤성 전 국회부의장 등 20명이 참석했다.
상임고문단은 비공개로 진행된 오찬에서 야당과의 협치 등을 강조했다. 오찬에 참석한 나오연 전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민간 중심, 규제 완화, 재정 준칙 등 윤석열 정부가 내세운 경제정책은 처방이 잘됐다"면서도 "문제는 실천을 어떻게 해나가느냐인데, 법 개정 사항이 많으니 야당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윤 대통령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설득을 위해 대통령실의 역할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 구성에 대한 이견으로 국회가 개점휴업 상황인 가운데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날 오후 국회를 방문해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나 전 의원은 "야당의 협조를 받아서 적극적으로 입법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기 위해 금융개혁법 사례를 윤 대통령에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금융감독기구 설치 등을 담은 금융개혁법안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 1997년 6월 발표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같은 해 11월 이후에야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이를 반면교사 삼아 민주당과의 협치를 통해 대내외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일부 참석자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해선 집권당이 잘 밀어줘야 하는데, 지금 보면 좀 모자라는 것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최근 국민의힘에서 정부에 대한 정책적 지원보다는 지도부 내 불협화음과 계파 갈등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관련 중구난방으로 말 나온다" 조언도
김 여사에 대한 조언도 있었다. 김종하 전 국회부의장은 "김 여사에 대한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말이 중구난방으로 나오고 있지 않으냐"라며 "제2부속실을 다시 설치할 필요는 없지만, 비서실 안에 김 여사를 담당하는 비서를 따로 두면 어떻겠냐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김 전 부의장 조언에 "그런 식으로는 가능하다"며 긍정적으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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