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센 징계" vs 박지현 "무거운 처벌 아냐"
민주 쇄신 의지, 이준석 심의 앞둔 여당에 부담
더불어민주당 윤리심판원이 최강욱 의원의 성희롱 발언 의혹에 대해 내린 징계 수위를 두고 당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후폭풍이 예상됐음에도 '당원 자격정지 6개월'이란 중징계를 결정한 배경에는 지방선거 패인 중 하나인 당내 잇단 성폭력 사건의 고리를 끊어내면서 쇄신 의지를 부각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다. 아울러 22일 이준석 대표의 '성 접대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심사를 앞둔 국민의힘 윤리위원회를 압박하기 위한 이중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징계' 둘러싼 이견에도 '당 쇄신 의지 부각'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21일 최 의원에 대한 당 윤리심판원의 결정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센 징계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외부인으로 구성됐기 때문에 조금 강하게 처리하고 가자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했다.
징계가 과하다는 측에선 최 의원이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데다 발언에 대한 사실 규명이 있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최 의원이 6개월간 당내 선거·피선거권 등이 박탈돼 8월 전당대회에 참여할 수 없게 됐고, 다음 총선의 공천 과정에서도 감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 의원에 대한 징계를 요구해온 박지현 전 공동 비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최 의원의 거짓 발언, 은폐 시도, 2차 가해 행위를 종합했을 때 자격정지 6개월은 무거운 처벌이라 보기 어렵다"면서 "최 의원을 감싸고 은폐에 가담했던 의원에 대해서도 철저한 진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6·1 지방선거에 앞서 터진 박완주 의원의 성폭력 의혹에 곧바로 제명 조치를 내렸다. 당사자들의 반발에도 잇단 중징계를 내린 데에는 당 소속 지방단체장들의 권력형 성폭력 사건으로 중도층과 여성이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대선, 그리고 지방선거 패배로 이어졌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당 사정이 어려우니 가벼이 넘기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윤리심판원이 고민을 많이 한 결과로 보인다"고 했다. 당 쇄신을 통해 지지층을 회복하기 위해선 일벌백계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22일 '이준석 징계' 국민의힘에 영향 주나
정치권에선 최 의원에 대한 징계가 당대표에 대한 징계 여부 결정을 앞둔 국민의힘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은 최 의원보다 훨씬 심각하고 당대표라는 점에서 무게감도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징계 수위에 따라 국민의힘이 새로운 지도부를 꾸릴 수도 있다. 이언주 전 의원이 이날 YTN에서 "최 의원이 중징계를 받은 상황이라 당 윤리위원회에서도 굉장히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국민들이 비교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 것도 그래서다.
이 대표에 대한 의혹은 민주당의 공세 포인트이기도 하다. 조오섭 대변인은 전날 "국민의힘은 언제까지 진흙탕 싸움만 하면서 이 대표의 징계를 미룰 작정인지 국민들께 똑바로 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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