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 출신 황운하 민주당 의원
"행안부의 경찰 통제...시대착오적인 퇴행 방안"
"정부조직법 바꾸지 않으면 명백한 법령 위반 사항"
행정안전부 산하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가 행안부 내 경찰 관련 지원조직을 신설하고 경찰청장에 대한 행안부 장관의 지휘 규칙을 제정해야 한다는 권고안까지 발표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행안부 장관에게 권력을 집중시켜 사실상 경찰청에 대한 직접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비춰지면서다. 더불어 문재인 정부에서 이른바 '검수완박법', 즉 형사소송법과 경찰청법 개정에 따라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되고 경찰에 독자적인 수사권을 부여하면서 정치적 역학 관계에 따른 제도 개선 방안이란 비판도 나온다.
이에 경찰청장 출신인 황운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권고안에 그쳤지만 실제로 경찰국 신설을 강행하면, 행안부 장관 탄핵 사유"라고 일갈했다.
황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경찰에 대한 통제를 반대하는 경찰은 없다. 통제의 방식, 주체가 문제다. 노골적인 경찰 장악 시도"라며 "정부조직법을 바꾸지 않는 이상 위법한 경찰 관리 방식이 되고, 이것은 행안부 장관 탄핵 사유"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문위의 권고안이 시대착오적인 방안이라고 비판했다. 황 의원은 "1990년대 이전에 내무부 치안본부 시대로 회귀하려고 하는, 역사의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려놓으려고 하는 퇴행"이라며 "(권고안이) 경찰 중립성 확보를 퇴행시키는 반시대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자문위가 전날 권고안을 발표하자 경찰은 거세게 반발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직장협의회 대표단은 기자회견을 통해 "독단적 경찰 통제로 경찰의 독립성, 민주성 등을 훼손하고 경찰제도를 후퇴시킨다"며 "민주적 통제의 주체가 행안부가 되면 정치 권력의 개입이 된다"고 지적했다.
황 의원에 따르면 경찰은 1990년대 이전에 내무부 치안본부라는 형태로 존재해왔다. 그러다 경찰의 중립성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내무부 치안본부에서 독립해 내무부의 외청으로, 지금 내무부는 행안부가 됐다.
그는 "내무부의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하면서 인사와 예산, 조직, 법령 이런 부분을 경찰청이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경찰법을 만들고 정부조직법을 개정한 것"이라며 "이는 경찰의 책임성, 독립성 확보를 위한 것인데,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행안부 장관이 경찰국을 통해서 경찰청 관리하는 것은, 지금의 정부조직법, 경찰법에 위배되는 법령 위배 사항"이라며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발상"이라고 덧붙였다.
황 의원은 법무부와 행안부를 비교하며 "법률에 '검찰 사무의 최고 감독권자가 법무부 장관'이라고 딱 규정돼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행안부 장관의 사무에는 치안에 관한 사무가 없다. 만약 행안부 장관이 법무부가 검찰을 관리하듯이 경찰국을 통해서 경찰 관리하고 싶으면 우선 정부조직법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정부조직법을 개정하지 않고 경찰국 신설을 강행한다면 "명백한 법령 위반"이라는 것이다.
그는 경찰 통제에 대해서 "통제 방식은 헌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권력 분립 방식에 따라야 한다. 중앙정부의 권력에 집중시키지 않는 방식, 즉 시민 통제를 더 강화하는 방식이다"며 "경찰에는 경찰위원회, 인권위원회, 집회시위 자문위원회, 수사심의위원, 시민감찰위원회 등 시민적 통제기구가 많이 있다. 이를 적극 활용하고 권한 부여하면 제대로 작동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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