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1세대' 박칼린·최정원·남경주 "배우 간 고소 사건에 책임 통감"

뮤지컬 '엘리자벳' 캐스팅 잡음에 목소리 낸 1세대 뮤지컬 배우 박칼린·최정원·남경주
배우 간 고소 사태에 책임 통감한다는 심경 토로

국내 뮤지컬 배우 1세대로 불리는 박칼린 최정원 남경주가 뮤지컬 '엘리자벳' 캐스팅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된 성명문을 발표했다. 뉴시스

국내 뮤지컬 배우 1세대로 불리는 박칼린 최정원 남경주가 뮤지컬 '엘리자벳' 캐스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들은 배우와 제작사의 역할을 지적하면서 책임감을 통감했다.

22일 박칼린 최정원 남경주는 다수의 매체를 통해 '모든 뮤지컬인들에게 드리는 호소의 말씀'이라고 시작하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최근 뮤지컬 '엘리자벳' 캐스팅 논란으로 빚어진 옥주현 김호영 고소 사건을 언급하면서 "최근 일어난 뮤지컬계의 고소 사건에 대해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과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특히 저희는 뮤지컬 1세대의 배우들로서 더욱 비탄의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은 이러한 상황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모두는 각자 자기 위치와 업무에서 지켜야 할 정도가 있다. 뮤지컬의 핵심은 무대 위에서 펼치는 배우 간의 앙상블이기 때문에 동료 배우를 사랑하고, 존중해야 하며, 좋은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배우는 연기라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야 할 뿐 캐스팅 등 제작사 고유 권한을 침범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금의 이 사태는 이 정도가 깨졌기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태에 이르기까지 방관해 온 우리 선배들의 책임을 통감한다. 뮤지컬을 행하는 모든 과정 안에서 불공정함을 직시하고 바뀔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하겠다"면서 현 사태 뿐만 아니라 뮤지컬 내 올바르지 않은 문화에 대한 자정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글 말미 "뮤지컬의 정도를 위해 모든 뮤지컬인들이 동참해 주시길 소망한다. 우리 스스로 자정노력이 있을 때만이 우리는 좋은 무대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동료와 후배들에게 함께 목소리를 내자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이에 김소현 정선아 최재림 등은 SNS로 해당 성명문을 공유하면서 동참의 뜻을 밝혔다.

앞서 '엘리자벳'을 둘러싸고 캐스팅 잡음이 일었다. 배우 김호영은 '엘리자벳' 캐스팅이 공개된 후 자신의 SNS에 의미심장한 문구를 게시했고 특정인을 저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가운데 옥주현은 일부 팬들이 소속사 후배인 이지혜가 '엘리자벳'에 함께 캐스팅된 것에 대해 의문을 던지자 캐스팅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글을 남겼다. 이후 옥주현은 김호영과 악플러 2명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했다. 김호영 측은 옥주현이 사실 확인 없이 고소를 진행했다면서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