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측 "행정소송 등 법적 조치 진행 예정"
대통령기록관실이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관련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해달라는 이씨 유족 측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23일 유족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에 따르면 대통령기록관은 유족이 제기한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전날 '부존재' 통보를 했다.
유족 측은 지난해 11월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해양경찰청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뒤 대통령기록관에 정보공개 청구를 했다. 청구 대상은 서울행정법원에서 유족에게 공개하라고 판결한 정보들이다.
이씨가 숨진 2020년 9월 22일 오후 6시 36분부터 오후 10시 11분까지 청와대가 국방부와 해경, 해양수산부로부터 보고 받거나 지시한 서류 등이다. 청와대가 2020년 9월 28일 수석·보좌관 회의 전까지 국정원 등으로부터 '남북간 통신망이 막혀 있다'는 취지의 내용을 보고 받은 사실이 있는지 여부도 포함됐다.
대통령기록관은 그러나 대통령 일반기록물 중에는 해당되는 정보가 없으며, 지정기록물은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라 존재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대통령기록관은 통지서를 통해 "일반기록물을 대상으로 최대한 찾아 보았으나 해당 기록물이 부존재했다"며 "지정기록물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거나 관할 고등법원장 영장이 제시된 경우에만 열람·사본 제작, 자료 제출 등이 가능해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기록관은 대통령 지정기록물 목록도 지정기록물에 해당돼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정보공개청구 소송 중 청와대는 유족이 공개를 요구한 정보에 대해 대통령지정기록물로 지정했다고 했기 때문에 일반기록물이 부존재하는 것"이라며 "목록까지 지정기록물로 지정한 것은 유족의 알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행정소송 등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족 측은 국회를 통한 기록물 공개도 추진한다. 김 변호사는 "27일 오전 10시 국회를 방문해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국회에서 (정보공개 관련) 의견을 해달라고 건의할 것"이라며 "앞서 '정식으로 요청하면 피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정식으로 공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유족 측은 전날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종호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3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고발했다. 유족 측은 2020년 9~10월 국방부와 해경이 이대준씨 피격 사건을 발표할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구체적 지침을 내려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지난 16일 "이씨의 자진 월북을 입증할 수 없었다"며 유감을 표명했고, 2020년 9월 27일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사건과 관련한 주요 쟁점 답변 지침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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