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긴축 정책으로 글로벌 부동산 시장에 '경고등'
몸살 앓고 있는 글로벌 경제에 '부동산 붕괴' 새 뇌관
한국 부동산 시장도 취약...리스크 순위 17위
코로나19 기간 초저금리 영향으로 가격이 치솟았던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각국 중앙은행의 강도 높은 긴축 정책으로 '거품 붕괴' 위험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경고했다. 통신은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을 발판으로 가격이 급등한 한국 부동산 시장 역시 취약하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위험 순위 17위로 지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공포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지구촌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버블이 붕괴할 경우 더 큰 경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특히 통신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보고서에 근거해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OECD 회원 30개 국가의 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PIR)과 임대수익 대비 주택가격 비율(PRR), 실질·명목 집값 상승률, 대출 증가율 등 5개 지표를 비교·분석해 한국 부동산 시장이 17번째로 높은 위험성을 안고 있다고 전했다.
뉴질랜드와 체코, 헝가리가 위험 순위 1~3위를 차지한 가운데 주요국인 △미국(7위) △러시아(9위) △독일(12위) △영국(15위) 등도 상위권에 랭크됐다. 블룸버그는 OECD 회원국 중 19개국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높은 PRR와 PIR 수준까지 올라섰고, 이는 주택가격의 펀더멘털을 넘어선 위험 시그널이라고 강조했다.
S&P는 보고서에서 자산가격 침체가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우려했다. 주요국 금리 인상이 가속화되면 자산 가격의 급격한 조정이 나타나고, 이는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짐이 현재 캐나다, 미국, 뉴질랜드 등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게 통신의 분석이다. 해당 국가들에서는 △코로나19로 풀린 유동성 △정부 부양 정책 △재택근무로 인한 주택 수요 증가 등에 따라 집값이 급격히 치솟았지만, 최근 곤두박질치고 있다. 블룸버그는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를 빠르게 인상함에 따라 차입 비용이 급증하면서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이 한계에 직면했다”며 집값 하락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통신은 엄격한 대출 기준, 견고한 가계 저축 등을 근거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같은 부동산 붕괴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지속한다면 부동산 가격 급락에 따른 경제 위험이 클 것이라는 경고도 빼놓지 않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1994년 이래 가장 큰 폭인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전 세계 50개 이상의 중앙은행도 올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 포인트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