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법사위 권한 조정·사개특위 조건
권성동 "사개특위 참여 제안 못 받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원 구성 협상의 최대 쟁점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배분과 관련해 국민의힘에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27일 오전'이란 시한도 함께 제시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들이 이후 비공개 회동을 가졌지만, 민주당이 제시한 조건 중 하나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참여'에 대한 이견만 재확인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이 닥친 경제 위기가 언제 끝날지, 충격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예상할 수 없는 초비상 상황에서 (정부·여당의) 무대책과 무능한 상황을 지켜볼 수만은 없다. 원내 1당으로서 중요한 시기라는 데 공감한다"며 "민주당은 작년 양당 원내대표 간 합의(법사위원장 양보)를 존중하고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도 약속을 이행해달라"며 '조건부 양보'임을 분명히 했다. 양당 원내 지도부는 지난해 7월 법사위원장 자리를 국민의힘에 넘기는 것에 합의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합의 당시 법사위의 과도한 권한을 바로잡는다는 부대조건이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양보를 거부해왔다. 이번 제안은 국민의힘에서도 법사위의 권한 조정 논의에 응해야 한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한국형 FBI(가칭 중대범죄수사청) 설치 논의를 위한 사법개혁특위 참여도 조건으로 제시했다. 한국형 FBI는 검찰에 남은 경제·부패 범죄 수사기능을 넘겨 받는 기관으로, 민주당 입장에선 검찰의 수사와 기소 분리를 골자로 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완성을 뜻한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지난 4월 한국형 FBI 설치 등을 담은 검수완박 중재안에 합의했지만, 국민의힘이 사흘 만에 파기한 바 있다.
민주당의 제안은 전날부터 1박 2일간 진행된 의원 워크숍에서 "국회 정상화를 서둘러야 한다"는 다수 의원들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인사청문과 관련해 국회가 해야 할 과정이 있고 민생 위기에 치열하게 해야 할 바가 있어서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구성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법사위 권한 조정의 경우, 당장 시행이 어렵다면 2024년까지 현 체제를 유지하고 22대 국회부터 적용하는 절충안도 함께 제시했다. "22대 국회에선 원 구성 때마다 국회가 파행하고 공전하는 악순환을 걷어내야 한다"고 말하면서다.
국민의힘 "검수완박 동의하란 말이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제안을 일축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법사위원장을 넘기겠다는 것은 이미 했던 약속을 뒤늦게 이행하는 것일 뿐 양보가 아니다"라고 반응했다. 특히 사개특위와 관련해 "검수완박에 동의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원 구성 협상이 당장 급물살을 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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