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주 애버딘레스토랑 당국 제출 보고서 "떠 있다"
"보고 늦어서" "일부러 사고 냈나" 등 의혹 제기도한국 선적 예인선이 캄보디아로 끌고 가던 중 사고
지난 20일 침몰한 것으로 알려졌던 홍콩의 유명 수상 레스토랑 '점보'가 "전복했지만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 군도)에 떠 있다"고 소유 회사 측이 알려왔다. 하지만 현장 사진이나 영상도 공개돼 있지 않고 확실한 정보가 없어 실제로 바닷속으로 가라앉았는지 아니면 떠 있는지 불분명한 상태다. 일각에선 보험금을 노리면서 "일부러 침몰시키려 시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AFP통신 등은 24일 점보를 소유한 기업 애버딘레스토랑의 홍보대행사 브룬스윅을 인용해 "점보가 물이 차 전복됐을 뿐 여전히 해상에 떠 있다"고 전했다. 회사 측에서 전복 사고 당시, 언론에 "수심이 1,000m가 넘어 인양 작업이 어렵다"고 알렸던 내용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게다가 4일 동안 전 세계의 통신사와 주요 언론이 이 사건을 '침몰'로 보도하는 동안 정정하려는 시도도 없었고, 배가 떠 있는 현장 사진과 영상도 공개하지 않았다. 대행사 측은 사진과 영상이 없는 이유도 모른다고 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배가 떠 있는 게 맞느냐"는 수차례의 질의에 대행사 직원이 답변 자체를 거부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점보가 침몰하지 않았다'는 정보가 처음 공개된 곳은 홍콩 해사업무를 담당하는 해사처(海事處)였다. 해사처가 지난 23일 늦게 레스토랑 소유주로부터 받은 보고서를 공개했는데, 이 보고서에는 "점보가 시사 군도 근처에 여전히 떠 있다"고 나와 있었던 것이다.
이날 해사처는 애버딘레스토랑 측에 "침몰 사건을 언론을 통해 접했는데, 침몰을 24시간 이내에 신고하지 않으면 규정 위반"이라는 경고를 보냈으며, 이 때문에 23일 비로소 "배가 전복됐지만 떠 있다"는 보고서를 받을 수 있었다고 공개했다. 이 때문에 회사가 규정을 고려해 뒤늦게 입장을 고쳤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점보의 침몰 여부가 중요한 것은 국제 해양법 때문이다. AFP에 따르면, 침몰한 배의 소유주가 항해를 방해하지 않았을 경우엔 배에 대한 수습 의무는 없지만, 고의로 침몰시켰을 경우엔 형사 처벌될 수 있다.
한국 선적 '재원 9호'가 캄보디아로 예인하던 중 사고
홍콩 해사처에 따르면, 점보를 파라셀 군도까지 끌고 나간 예인선은 한국 선적 '재원 9호'다. 선적은 한국이나 홍콩에 위치한 한 해운업체에 의해 운용되고 있다. 해양분석업체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재원 9호의 최종 목적지는 캄보디아 시아누크빌로 나타나, 점보 역시 캄보디아로 향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재원 9호는 '전복 사건'이 발생할 당시 갑자기 '유턴'에 가까운 항로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배는 여전히 사고가 발생한 해역에 머물고 있다.
재원 9호는 지난해에도 비슷한 사고를 낸 적이 있다. 전 세계 선박 데이터베이스 플리트몬을 보면, 재원 9호는 지난해 12월에 홍콩 선적 선박인 '동지 2호'를 홍콩에서 한국으로 예인하다가 줄이 끊겨 해당 선박을 좌초시켰다. 동지 2호는 악천후 때문에 재부상 시도에 실패하면서 결국 전손 처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거의 2년 동안 문을 닫았던 점보는 그동안 약 1억 홍콩달러(약 164억 원)로 추산되는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이 때문에 홍콩 언론을 중심으로 모회사가 보험금 등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침몰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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