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운전자 생체신호 분석·제어 기술 개발
심전도·뇌파·자세 등 분석…차량 주행 제어까지
로봇·AI·바이오 기술 결합, 자율주행 시스템 발전
심장박동, 뇌파 등 운전자의 다양한 생체 신호는 안전과 직결된다. 운전 중 응급 상황이 발생하거나 졸음 또는 음주운전을 할 경우, 대형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자동차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는 최근 운전자의 자세와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분석, 안전 운전을 돕는 통합 제어기 '스마트캐빈'을 개발했다.
스마트캐빈은 생체 신호를 감지하는 4개의 센서와 이를 분석하는 통합제어기로 구성돼 있다. 센서는 ①스티어링휠(심전도), ②귀에 거는 이어셋(뇌파), ③3차원(3D) 카메라, ④공조장치 등에 달려 실시간으로 탑승객의 생체 신호를 통합제어기로 전송한다. 통합제어기는 이를 바탕으로 운전자의 주의력과 건강 상태 등을 판단해 공조 장치 제어와 경보 알림 등으로 피드백을 준다.
예를 들어 심전도 센서를 통해 운전자의 스트레스 지수가 높다고 판단되면, 스피커 음성이나 계기반 화면으로 차량 시스템이 주행 모드를 자율주행(또는 주행보조기술)으로 전환할 것을 권유할 수 있다. 또 운전자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졸음 운전 같은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고 판단하면 내비게이션이나 계기판, 헤드업디스플레이(HUD)를 통해 경고하고, 제어기는 심정지 같은 위급 상황에서는 응급실로 안내하는 기술로도 활용될 수 있다.
그동안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특정 생체 신호만을 처리하는 제어기는 있었다. 하지만 여러 생체 신호를 통합 분석할 수 있는 제어기 개발은 처음이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차 안의 즐길 거리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헬스케어 기술을 접목해 신규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안전 기술의 관점을 차량 성능 개선이 아닌 탑승객 중심으로 구현했다"며 "앞으로는 자동차가 움직이는 건강검진센터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는 이례적으로 바이오 공학이나 로봇 분야 인력 확보에 힘을 쏟으면서 차량용 헬스케어 시장에 특화된 신기술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개발한 뇌파 기반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엠브레인'은 실제 공공버스에서 시범 운영되고 있다. 같은 해 콘셉트로 공개한 자율주행차량 운전석 시스템 '엠빅스'는 이번에 실제 개발에 성공한 통합 제어기를 갖췄다.
천재승 현대모비스 연구개발(R&D) 부문장은 "헬스케어 기능을 모빌리티에 탑재할 수 있도록 설계한 소프트웨어와 이를 통합 제어할 수 있는 제어기 개발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라며 "독자적으로 확보해 온 생체신호 데이터 베이스를 기반으로 멀미 예방, 스트레스 관리, 음주운전 차단 같은 다양한 기술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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