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약식 회동은 불발... "한일 정상 세 번 만난다"
김건희 여사, 궁전·미술관 방문 등 배우자 일정 소화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국군 및 유엔군 참전유공자 위로연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오는 29, 30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이 열린다. 관심을 모았던 한일 정상회담은 사실상 무산됐다.
4년9개월 만에 한미일 정상회담... 한일은 약식 회담도 안 열릴 듯
대통령실 관계자는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이 같은 내용의 나토 정상회의 일정을 발표했다. 먼저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참석하는 한미일 정상회담은 29일 오후(현지시간) 열린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리는 것은 문재인 정부 초기인 2017년 9월 유엔총회 이후 4년 9개월 만이다.
다만 한일 정상회담은 물론 두 정상이 약식으로 만나는 '풀 어사이드'(pull aside·약식 회동) 형태의 대화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얘기할 주제가 있어야 한다"며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 한일이 아직 구체적 얘기를 나눠 본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일 외교장관이 만나기 전인 데다 실무단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양 정상이 만나는 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이 다음 달 중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됐다.
대통령실은 그럼에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가 이번 정상회의 기간 최소 3차례 만난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스페인 국왕 주최 만찬, 나토 정상회의, 한미일 정상회담 등을 통해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나토에서 한일 단독으로 만나는 게 없을지 모르지만, 한일 간 문제가 있다고 비쳐지는 데 대해선 다른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윤 대통령의 참석이 확정된 회담은 총 14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 회담,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의 면담이 예정됐고, 영국 등 9개국 정상과 양자회담을 진행한다. 다자회담은 한미일 정상회담 1건만 확정됐고,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 정상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 4개국 정상회담은 확정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스페인 방문 기간 한국-스페인 경제인 오찬 간담회에도 참석한다.
김건희 여사, 정상 배우자들과 왕궁·미술관 등 방문
윤 대통령과 함께 스페인을 방문하며 '외교 데뷔전'을 치르는 김건희 여사의 일정도 이날 공개됐다. 김 여사는 28일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리는 갈라 만찬에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다. 29일에는 참가국 정상 배우자의 공식 일정으로 스페인 왕궁, 왕립 유리공장, 레이나 소피아 국립 미술관 등을 방문한 뒤 스페인 동포 만찬 간담회에도 윤 대통령과 참석할 예정이다. 30일에는 스페인 왕실의 안내에 따라 왕립오페라극장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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