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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②] K팝 아이돌, '색깔'과 '대중성'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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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②] K팝 아이돌, '색깔'과 '대중성'의 딜레마

입력
2022.06.3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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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가 확대된 이후 노래에 범세계적인 메시지를 담기 시작했다. 빅히트뮤직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가 확대된 이후 노래에 범세계적인 메시지를 담기 시작했다. 빅히트뮤직 제공

K팝 가수들의 활동 무대가 국내로 국한되던 시대는 지난지 오래다. 이제 K팝은 글로벌 음악 시장을 주도하는 '주류 장르'로 발돋움했다.

이러한 흐름 속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국내 아이돌 그룹들이다. 그룹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한 다수의 아이돌 그룹들은 현재 북미 등 글로벌 음악 시장에서 굵직한 성과를 내며 입지를 넓히는 중이다.

덕분에 K팝 시장의 규모는 비약적으로 커졌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 속 K팝 아이돌 그룹들은 숙명적인 변화의 기로에 서게 됐다. 팀의 음악색부터 퍼포먼스, 곡에 담은 메시지까지 글로벌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다.

글로벌 입지 확대, 방탄소년단의 고민을 만들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보여준 음악적 변화다. 데뷔 이후 학교 3부작을 시작으로 청춘 2부작, '윙스(Wings)', '러브유어셀프(Love Yourself)' 시리즈 등을 이어왔던 이들은 청춘의 솔직한 고민과 감정들로 독보적인 서사를 쌓아왔다. 이는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한 세계관에 주력하던 다른 아이돌 그룹들과의 차별점이 됐고 국내외 시장에서 방탄소년단의 계단식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가 점차 넓어지면서 이들의 곡에도 변화가 생겼다. 이들이 음악에 담아내던 메시지가 보다 범세계적으로 진화한 것이다. 첫 영어 싱글 '다이너마이트'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들을 향한 힐링을, '라이프 고즈 온'에서는 '그럼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또 '퍼미션 투 댄스'에서는 힘든 하루를 보낸 모두에게 '춤은 마음 가는 대로, 허락 없이 마음껏 춰도 된다'라는 긍정과 위로의 메시지에 수화 안무까지 더하며 의미를 더했다.

방탄소년단이 전하는 '전 세계를 위한 긍정의 메시지'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리고 보듬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속 일각에서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대중성 확보를 위해 범세계적인 힐링과 평화의 메시지에 집중하면서 방탄소년단이 데뷔 이후 이어왔던 그들만의 음악색은 옅어졌다'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룹이 추구해온 색깔이 변화함에 따른 멤버들의 고민 역시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서 RM은 "(코로나19 이후) 다양한 싱글 플레이를 하면서 저희 팀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며 "'다이너마이트' 때까지는 우리 팀이 내 손 위에 있었던 느낌이었는데 '버터' 이후로는 우리가 어떤 팀인지 잘 모르겠더라. 나는 가사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가가 중요한 사람인데 그런게 없어진 것 같은 느낌이더라.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지도 모르겠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8년 차 세븐틴이 말하는 '음악색'의 중요성

비슷한 상황 속 주목할 만한 것은 올해로 데뷔 8년 차를 맞은 세븐틴이다. 데뷔 이후 '아주 나이스' '만세' '박수' '붐붐' '락 위드 유' '레프트 앤 라이트' 등 유쾌하고 재치있는 음악색을 고수해온 이들은 국내외 음악 시장에서 계단식 성장을 거듭하며 입지를 넓혀왔다.

글로벌 시장 속 성공의 척도로 여겨지는 빌보드 메인 차트에서의 성과 역시 굵직했다. 최근 발매한 정규 4집 '페이스 더 선(Face the Sun)'으로는 '빌보드200' 7위까지 기록하며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핫' 역시 세븐틴이 그간 고수해 온 파워풀한 퍼포먼스, 센스 있는 가사로 승부수를 띄운 곡이라는 점은 이들의 행보에 의미를 더한다.

물론 세븐틴이 아직 글로벌 시장 '정점' 탈환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만큼 이들이 전 세계 시장을 공략할 대중성 대신 자신들만의 색깔을 고수했다고 평가하긴 이르다. 다만 데뷔 이후 7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속 이들이 확장해 온 독보적인 색채가 '보다 넓은 의미의 대중성'이라는 목표 속 흐려지지 않길 바랄 뿐이다.

대중성과 팀 고유의 색깔 사이에서의 고민은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화두다. 한 가요 소속사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K팝 그룹이 되기 위한 중요 요소로 꼽히는 것은 각 그룹이 가진 독보적인 음악색과 세계관이다. 하지만 국내외 시장에서 일정 수준의 팬덤을 쌓은 뒤에는 글로벌 리스너들을 집중 공략할 수 있는 메시지가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 수순"이라며 "오랜 시간 팀을 지지해 온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과정 속 팀 고유의 색깔이 옅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달라진 K팝의 활동 영역을 고려할 때 이는 자연스러운 변화의 일환이다. 그룹의 성장에 따른 자연스러운 세계관, 메시지의 확장의 과정으로 바라봐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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