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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첫 '6월 열대야'…숙면하려면 18~22도 유지해야

입력
2022.06.2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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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 현상이 나타난 26일 저녁 강릉시 안목 해변에 많은 시민들이 나와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열대야 현상이 나타난 26일 저녁 강릉시 안목 해변에 많은 시민들이 나와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새벽 4시 54분 서울의 최저 기온이 25.4도를 기록했다. 서울에서 사상 처음으로 ‘6월 열대야’가 발생한 것이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최저 기온이 25도 이상일 때를 말한다.

서울뿐만 아니라 원주(25.7도) 속초(25.4도) 보령(26.1도) 부여(25.4도) 등에서도 열대야가 발생했다.

6월에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열대야 불면증’에 시달리게 됐다. 열대야 불면증이 생기면 일상생활에 다양한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윤인영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불면증이 만성화되면 면역 기능 저하, 인지 감퇴, 일상생활에 장애를 초래하며, 우울증ㆍ심혈관계 질환ㆍ인지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잠자기 적절한 온도는 18~22도

잠자기에 적절한 온도는 18~22도다. 이 때문에 밤 최저기온이 25도를 넘는 열대야에는 당연히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게 된다.

열대야가 생기면 피로 회복에 중요한 깊은 잠(델타 수면)뿐만 아니라 기억력ㆍ학습 능력ㆍ정신적 스트레스와 관련된 렘(REMㆍrapid eye movement) 수면 시간도 줄면서 잠을 설치게 된다.

특히 알코올의존증, 신경계 질환,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자율신경계에 문제 있는 환자는 체온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아 열사병에 노출될 수도 있다.

열대야 불면증에서 벗어나도록 도움이 되는 냉방기기가 에어컨이다. 하지만 에어컨도 잘못 사용하면 오히려 숙면에 방해될 수 있다. 잠잘 때 에어컨 온도를 잠자기 적절한 온도보다 2~3도 높게 설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자신의 취침 적정 온도가 20도면 22~23도 정도로 맞춘다.

신원철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잠자기 적절한 온도는 18∼22도로 알려져 있는데, 에어컨 바람의 냉기 등을 고려해 25∼27도 선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좋을 것”이라고 했다.

잠들고 1~2시간 뒤에는 에어컨이 멈추도록 타이머를 맞춰 두는 것이 좋다. 밤새 에어컨을 켜두면 새벽녘에 체온이 떨어지면서 추위를 느껴 잠에서 깨기 마련이다.

체온이 한 번 떨어지면 잘 오르지 않아 다시 잠들기가 쉽지 않기 때다. 기온이 올라가는 새벽 5시쯤에 에어컨이 다시 가동되도록 타이머를 설정해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선풍기만으로도 숙면이 가능하다. 방충망이 설치된 창문을 열고 선풍기를 틀면 침실에 열기가 쌓이지 않아 잠을 푹 잘 수 있다. 선풍기 바람은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몸이 지나치게 찬 사람이 아니라면 머리와 발을 시원하게 한 상태에서 자는 것도 좋다. 차가운 타월을 베개로 삼거나 발 아래에 놓아두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잠자기 2~3시간 전 미지근한 물 샤워를

일정한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도 잠을 제대로 잘 수 있는 방법이다. 우선 저녁 식사는 적어도 잠들기 3시간 전에는 마치도록 한다.

허기가 져서 잠이 오지 않으면 우유를 한 잔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잠자기 전의 TV 시청, 특히 공포 영화는 대뇌를 자극해 깊은 잠을 방해하므로 삼가야 한다.

커피ㆍ홍차ㆍ초콜릿ㆍ콜라 등 카페인을 함유한 음식은 각성 효과를 일으켜 숙면을 방해한다. 반면 우유 치즈 달걀 햄 땅콩 곡류 열대과일 호두 등은 트립토판을 많이 함유해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잠을 이루지 못해 한잔 술로 잠을 청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잠자려고 마시는 술인 ‘나이트 캡(night cap)’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할 뿐이다. 음주한 뒤 잠을 자면 알코올이 분해되면서 소변이 마렵고, 갈증을 느껴 화장실을 찾게 된다. 특히 열대야로 혈관이 확장된 상태에서 술까지 마시면 더위를 탈 수 있다.

선선한 초저녁에 하는 가벼운 운동도 숙면에 좋다. 다만 운동을 하면 혈압이 올라가고 맥박이 빨리 뛰어 각성 호르몬(코티솔)이 분비되므로 잠자기 2~3시간 전에 끝내는 것이 좋다.

또한 잠들기 2~3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체온이 내려가고 각성을 일으키는 교감신경이 진정돼 기분 좋게 잠이 들 수 있다.

조철현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주 찬물로 샤워하면 중추신경이 흥분할 뿐만 아니라 피부 혈관이 일시적으로 수축됐다가 확장되는 생리적인 반작용까지 생겨 체온이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열대야 이기는 생활 수칙]

1. 취침과 기상 시간을 규칙적으로 지킨다.

2. 배가 고프면 자기 전 간식을 가볍게 먹는다. 다만 침대에서는 먹지 말고 과식하지 않는다.

3. 규칙적으로 운동한다. 다만 잠자기 직전이나 침대에서는 운동하지 않는다.

4. 잠자기 1시간 전부터 편히 쉰다.

5. 잠자리에서 걱정거리가 있다면 종이에 써놓고 아침에 본다.

6. 침실을 시원하고 어둡게 조용하게 유지한다.

7. 낮잠을 되도록 자지 않는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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