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위 "형 집행으로 현저히 건강 해칠 염려"
입원·퇴원 반복하다 현재 서울대병원 입원 중
안양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명박(81) 전 대통령이 일시 석방됐다.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되고 재수감된 지 1년 7개월 만이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홍승욱 수원지검장은 이날 형집행정지 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전 대통령의 형집행정지 신청 의결 내용을 받아들여 3개월간 석방을 허가했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신청인의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할 때 '형의 집행으로 현저히 건강을 해할 염려가 있다'는 심의 결과를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의위는 수원지검 차장검사가 위원장을 맡았으며, 학계와 법조계 등 외부인사를 포함해 10명 이내로 꾸려졌다. 안양지청에 석방 결정이 통보됨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이 수감생활을 해온 안양교도소는 곧바로 석방 절차를 밟았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교도소 내 짐을 정리한 뒤, 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주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당뇨 합병증과 신경계 마비 증상 등으로 수감 중에도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으며, 이달 3일 건강 악화를 이유로 안양지청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형사소송법에는 형 집행으로 현저히 건강을 해치거나 생명을 보전하지 못할 염려가 있을 때 또는 연령이 70세 이상인 때 등 7가지 사유가 형집행정지 요건으로 규정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이 실소유한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DAS) 비자금 339억 원을 횡령하고, 삼성전자로부터 다스의 소송 비용을 대납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았다. 이 전 대통령은 2018년 3월 구속돼 1년간 수감 생활을 하다가 2019년 3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이후 2020년 2월 항소심에서 징역 17년을 선고받아 보석 결정이 취소되면서 재수감됐다. 하지만 이 전 대통령 측이 항소심의 보석 취소 결정에 대해 재항고하면서 불과 엿새 만에 다시 풀려났다.
2020년 10월 대법원이 형을 확정하면서 이 전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이듬해 교정시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 뒤 안양교도소로 이감돼 복역했다. 그는 동부구치소 수감 중인 2020년 12월에도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의 형 집행이 정지되면서 광복절 특별사면 논의가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이 전 대통령 사면론과 관련한 질문을 받자 "이십 몇 년간 수감생활을 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느냐. 전례를 참고하겠다"고 밝혀, 광복절 특사 가능성이 제기됐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건강 문제를 이유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성탄절 특별사면 대상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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