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집행정지가 28일 결정되면서 국민의힘 안에서 이 전 대통령 특별사면을 더는 미뤄선 안 된다는 요구가 재부상하고 있다. 건강 문제로 수형생활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게 확인된 만큼 8·15 광복절 특사에 포함되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사면 반대 여론이 여전히 높고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공정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與, 형집행정지 계기로 MB사면론 힘 얻는 중
대선 직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은 물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까지 나서 사면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던 만큼 당내에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이 병원 입ㆍ퇴원을 반복할 정도로 건강이 나빠져 형집행정지 결정을 받자 특사를 미뤄선 안 된다는 주장이 더 힘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형집행정지 후 사면을 받은 전례를 따르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로선 사면이 이뤄진다면 통상 8ㆍ15 광복절에 실시돼온 특사에 포함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
"김경수 전 지사, 이재용 부회장 포함한 대사면 필요" 목소리도
국민의힘에선 국민통합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치ㆍ경제계를 포괄하는 대사면을 하는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도 특사에 포함하자는 것이다. 특히 MB계 인사들은 이 전 대통령이 재임하던 2010년 8ㆍ15 광복절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을 사면한 선례가 있다는 사실을 띄우고 있다.
4선 중진 윤상현 의원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서라도 정치적ㆍ경제적 사면이 필요하다”며 “야권 인사는 물론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으로 수형 생활을 한 인사들에 대한 사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핵관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이 부회장의 경우 자유로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 주는 게 국가적 이익에도 부합한다”며 “국민통합 차원에서 가능하다면 폭넓은 사면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MB 사면시 공정의 가치 훼손 우려도 여전
다만 당 일각에서는 국민통합 대사면에 정치인을 포함시킬 경우 자칫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공정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는 얘기다. 권은희 의원은 “이 부회장 사면은 국민적 요구”라면서도 “이 전 대통령이나 김 전 지사의 경우 국민통합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면서도 “당으로서는 공정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2030세대에서 당 지지기반이 취약한 상황을 간과할 순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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