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그룹 맏형 이인영의 '길 터주기'
'양강 양박'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의 1970년대생 의원 4명이 처음 한자리에 모여 8월 당대표 선거 출마 의지를 다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자리는 선배 세대인 86그룹(1960년대생·80년대 학번) 대표 주자인 이인영 의원이 주재했다는 점에서 세대 교체 움직임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29일 야권에 따르면, 4선 중진 이 의원은 전날 서울 모처에서 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의원 4명을 불러 조찬 모임을 갖고, 이들에게 8월 전당대회 출마를 서둘러 줄 것을 당부했다. 후배 의원들은 이에 긍정적으로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병원 의원은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은 세대 교체의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빨리 결단하고 출마 선언을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며 "이에 깊이 공감했다”고 말했다.
강병원 의원 등 4명은 모두 재선 의원이면서 70년대생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이들은 민주당의 주류인 86그룹을 대체할 새 얼굴로 꼽히지만 서로 소속된 계파 등이 달라 지금까지 한 번도 완전체로 모인 적이 없다. 그러다 이 의원이 자리를 마련한 것을 계기로 양강 양박이 서로의 출마 의지를 확인하며 '도원결의'에 나선 셈이다.
강병원 의원은 이날 오후 출마 선언에 나선다.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의원도 당대표 출마로 가닥 잡고 시점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86그룹 이인영의 '길 터주기'
이번 회동은 이 의원이 주재를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이 의원 등 86그룹은 그동안 민주당의 주류로 20년 가까이 당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유력한 당권 주자로 거론됐던 이 의원이 먼저 나서서 후배 세대에 길을 터줌에 따라 민주당 '세대 교체론'이 좀 더 힘을 받을 전망이다.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이재명 의원도 양강 양박의 움직임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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