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출마 강행 조짐에 분당 공개 거론
친명 "가능성 0.01%" 일축하는 가운데
여권발 정계개편 시도 맞물리면 예측 불가
이재명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리에 오르면 친문재인계의 반발로 당이 둘로 쪼개질 것이라는 '분당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가 중론이지만, 차기 총선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갈등이 여권발 정계개편 시도와 맞물리면 예상 밖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의원은 아직 8월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당내에서는 그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본다. 전해철 홍영표 등 친문계 의원들이 이 의원에게 동반 불출마를 요구하며 당권 도전 의사를 철회했지만 이 의원은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또 강병원 박용진 등 1970년대생 재선 의원들이 세대 교체를 내걸고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고, 3선 중진 김민석 정청래 의원도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대선 후보로 전국 인지도를 쌓은 이 의원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 출마 강행에 무게가 실리며 그간 이 의원의 당권 도전 시 계파 갈등이 격화할 것이라고 경고해온 비이재명계는 급기야 금기어로 여겨졌던 분당 가능성을 공개 거론하고 나섰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최근 “당이 굉장히 혼란스럽고 분당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고 언급했고, 김민석 의원도 “이대로 가다가는 당이 쪼개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친이재명계는 당원 지지도는 높지만 의원 수는 친문재인계보다 적어 분당론이 위협이 된다. 아울러 170석 과반 의석의 민주당이 쪼개진다면 현 여소야대 지형은 재편될 공산이 크다.
현재로선 가능성 낮다는 평가가 중론
다만 현재로선 분당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견해가 더 많다. 이 의원이 당권을 쥐는 것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있을 수는 있지만 당을 뛰쳐나갈 만큼의 유인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친문계 중진 의원은 "분당하면 고생할 것이 뻔한데, 차기 공천 심사가 투명하게 이뤄져 불이익이 없다면 굳이 분당 위험을 감수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친문재인계가 호남 등 뚜렷한 당내 지분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분당 가능성을 낮춘다. 2016년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에서 떨어져 나간 국민의당은 호남 지분을 챙겼기 때문에 잠시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현재 호남은 특정 계파에 지지를 몰아주고 있지 않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거대 양당을 박차고 나간 시도가 마지막엔 실패로 끝난 것도 친문계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분당론 거론에 대해 친명계 인사들이 “가능성이 0.01%도 없는 정치적 자멸 행위”(정성호 의원), “바른정당, 국민의당 모두 사멸됐다. 분당을 운운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구태 정치”(전용기 의원)라고 일축하는 배경이다.
공천 갈등과 정계개편 시도 맞물리면 분당 가능성
단, 차기 총선 공천 심사 과정에서 친명계의 약진이 두드러질 경우 친문계 중심의 분당 움직임이 다시 힘을 얻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국민의힘이 물밑에서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정계 개편 시도와 맞물리면 민주당 안팎의 분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정치권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탈당한 양향자 의원에게 반도체산업 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 직을 맡긴 것을 여권발 정계개편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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