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군인과 유치원생 최초 감염원
남측 '대북 전단'에 책임 떠넘기기
통일부 "전단 통한 유입 가능성 없어"
북한이 ‘건국 이래 대동란’으로 규정했던 코로나19 발생을 남한 탓으로 돌리는 모양새다. 코로나19 최초 발원지로 접경지대인 강원 금강군 이포리를, 감염원으로 ‘색다른 물건’을 지목했는데 남측에서 날아온 ‘대북 전단’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4월 중순경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 지역에서 수도로 올라오던 인원들 중에서 발열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군인 김모(18)씨와 위씨 성을 가진 유치원생(5)이 병영 시설과 야산에서 ‘색다른 물건’과 접촉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금강군은 강원 인제·양구군과 인접해있다.
북한은 ‘색다른 물건’의 정체에 대해 직접 설명하진 않았다. 다만 “국경 지역에서 바람을 비롯한 기상 현상과 풍선에 매달려 날아든 색다른 물건들을 각성 있게 대하고 출처를 철저하게 해명해 발견 즉시 통보하라”고 주문한 사실을 공개, ‘대북전단’임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남한의 탈북자 단체가 대북전단과 함께 보낸 달러나 물품 등을 통해 북한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됐다고 주민들이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그간 탈북민단체가 접경지대에서 대북전단을 풍선에 매달아 북측으로 보내는 것을 ‘체제 위협 행위’로 간주하고 고사총으로 사격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우리 세금 170억 원이 넘게 투입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2020년 6월 폭파한 것도 대북 전단 때문이었다.
한편 통일부는 "우리 측 전단 등을 통한 북측으로의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덕철 통일부 부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우리 측 민간단체가 대북전단을 살포했다고 주장하는 시기는 북측이 최초 접촉 시기로 언급한 4월 초보다 늦은 4월 25일과 26일"이라며 "물체 표면에 잔존한 바이러스를 통한 감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질병관리청과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들의 공통된 견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방역 위기를 안정적으로 해소했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주민들에게 △방역 의식 고취 △해이 경계 △충성 헌신 등을 주문했다. 북한은 이날 신규 발열자는 4,570명이라고 밝혔다. 북한 발표가 맞다면 1주일째 1만명 이하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5월 12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사실을 최초로 인정하며 비상방역체제를 선포했다. 한때 신규 발열자가 39만여명에 달하자, 체제 유지에 위협을 느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른바 ‘1호 약품’까지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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