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가 경쟁력을 높이고 인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여자부 아시아쿼터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저조했던) VNL 성적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VNL 대회 사상 최초의 전패로 얇은 국내 선수층이 확인된 만큼 향후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아졌다.
5일 한국배구연맹(KOVO)과 여자부 각 구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남녀 구단 실무자 회의가 지난달 9일 열렸다. 이 회의에서 여자부 7개 구단 사무국장들은 아시아쿼터제를 부가 안건으로 의논했다. 다만 남자부는 이 안건을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쿼터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일부 남녀 구단을 중심으로 거론됐던 것으로, 이번에 처음 다뤄진 안건은 아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는 7개 구단 중 과반수 이상 구단이 아시아쿼터제 도입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일 정도로 급격한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 아시아쿼터제란 현행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는 유지하되 이와 별도로 아시아 국가 선수를 영입하는 제도로, 현재 축구와 남자농구가 운용 중이다.
비교적 저렴한 연봉을 들여 팀 전력을 보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국내 선수들은 설 자리가 그만큼 좁아진다.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힌 A구단 관계자는 “여자부에 아시아의 좋은 선수들이 오면 리그 경쟁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팀별로 부족한 포지션을 강화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회의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최근 부진했던 VNL 성적과는 무관한 내용”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도쿄올림픽 4강’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받게 된 최악의 성적표라 배구팬들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국내 선수들의 몸값에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B구단 관계자는 “배구 선수 선발 풀이 작은 건 사실이다. 선수 수급에 한계가 있다. 여러 모로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실무자회의는 오는 8월 다시 한번 열릴 예정인데 이때 △선발 국가 제한 △선발 방식 △선발 선수 신분 제한 △연봉 설정 △국내 선수 보호 문제 등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C구단 관계자는 “오는 2022~23시즌에 당장 도입하긴 어렵다”면서도 “2023~24시즌을 목표로 추진한다면 2022~23시즌이 끝나기 전에 제도를 완성한 뒤 이사회 보고를 거쳐 내년부터 선수 선발 등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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