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부터 이틀간 서울 경기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질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예상보다 비구름대가 위쪽으로 쏠리면서 우리나라가 아닌 북한 쪽에 많은 비를 뿌렸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앞서 6일 브리핑에서 "내일과 모레(7~8일)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지방에는 강한 비구름대가 발달하겠으며, 남부지방은 지형적 효과로 인한 산발적 비구름대가 발생하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30~100㎜로, 많은 곳은 150㎜까지 예상됐다.
그러나 실제로 7일 서울 관악구에는 3㎜의 비가 오는 데 그쳤으며, 그나마 누적 강수량이 많은 편인 경기 포천시(29㎜)와 강원 화천군(37.5㎜)도 예상보다 비의 양이 적었다. 충청권과 전라권, 경상권에도 기록된 강수량이 5~15㎜로 적었다.
기상청은 비구름대가 예상보다 북쪽에서 형성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강수 구름대가 걸리는 위치가 우리나라에서 100㎞ 위쪽, 즉 북한 지역에 형성됐다"며 "수증기가 많은 상태에 저기압 영향권에 들어가면서 비의 양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저기압 세력이 예상보다 약하게 들어온 탓"이라고 설명했다.
대기 상공에 차가운 공기가 위치할수록 대기가 불안정해지고, 소낙성 강수가 쏟아질 확률이 높다. 그러나 힘이 약한 저기압이 멀리 있는 차고 건조한 공기가 아닌 가까이 있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만 대거 끌어당기면서 대기가 안정화됐다. 밤사이 예보됐던 소낙성 강수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던 이유다.
하루 전 예보임에도 정확한 예상이 어려운 이유는 규모가 작은 저기압 소용돌이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와 같기 때문이다. 우 예보분석관은 "강수 원인이 된 저기압은 2,500㎞ 밖에 있던 3호 태풍 '차바'가 약해지면서 만들어진 기압대인데, 태풍일 때를 '어른'이라고 한다면 우리나라로 들어올 때는 '갓난아기' 수준이었다"며 "규모가 작을수록 쉽게 움직이기 때문에 이동경로를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주말엔 우리나라가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구름이 끼고 기온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보인다.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도 높다.
다음 주엔 북쪽에서 내려오는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에서 만나면서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체전선이 걸쳐지는 위치에 따라 남부지방의 '마른 장마' 현상이 다소 해소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 예보분석관은 "워낙 큰 규모의 두 공기 덩어리가 만나는 만큼 정체전선이 형성되는 지역이 어디일지는 시기가 더 가까워져야 알 수 있다"며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작아 공기 덩어리들이 조금만 움직여도 비 오는 지역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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