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343> 네 살 수컷 비글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명왕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동물 실험에 동원된 개는 1만6,788마리. 이 가운데 매년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수는 50여 마리에 불과합니다. 전체 실험견 가운데 0.3%인데요. 나머지는 실험실 내에서 안락사됩니다.
실험에 동원되는 대부분 견종은 '비글'입니다. 이는 비글이 개체 간 유전자 차이가 적고, 사람의 장기와 유사하다는 이유도 있지만 비글의 성격 때문이 크다고 하는데요. 비글은 사람을 너무 좋아해서 실험에 동원해도 사람에게 반항하지 않고 꼬리치며 반기는 특성이 있고 순종적이며 고통을 잘 참는다고 합니다.
올해 5월 말 실험 비글 9마리가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동행)에 따르면 실험에 4년 동안 동원됐던 비글 10마리를 실험기관으로부터 인계받기로 하고 10마리에게 행성 이름을 따 태양,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 해왕, 명왕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는데요. 이 가운데 해왕이는 인계 전 실험실에서 안타깝게 사망했습니다. 최미금 동행 이사는 "한 달 전 이들을 만나러 갔을 때 철창 밖으로 나와서 한 발자국도 걷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됐던 해왕이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며 "남은 9마리가 해왕이 몫까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실험실 밖으로 나온 당일 개들은 하네스(반려견 어깨와 가슴에 착용하는 줄)를 매고 처음으로 땅을 디뎌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대부분 어색해했지만 점차 걷기에 익숙해했고 일부는 신나서 뛰기까지 했는데요. 이후 경기 안양시와 의정부시 동물병원으로 이동해 건강검진과 중성화 수술을 받았습니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에 어리둥절해했지만 사람이 안거나 접종, 귀 청소를 해도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 검진 결과 다행히 다들 건강했습니다.
중성화 수술을 마친 개들은 연계 위탁보호소와 임시보호가정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 사이 천왕은 새 가족을 만났고, 태양도 입양 가족이 나타나 현재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명왕이 남았습니다. 최 이사는 "다들 활발하고, 사람한테 친화적이고, 다른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며 "특히 삑삑 소리가 나는 장난감을 좋아하고 뜀박질, 친구와 실랑이하는 걸 알게 됐다"고 말합니다. 다만 아직 배변은 가리지 못해 배변 교육은 받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개들은 대체로 10㎏ 이하로 비글 가운데서는 덩치가 작은 편입니다. 수성은 제일 마르고 작아 눈에 띄며 화성은 사람에게 먼저 다가올 정도로 사람을 좋아하고요. 목성은 구조 당시 넋을 놓은 표정으로 활동가들에게 웃음을 안겼는데 지금은 활발해졌습니다. 토성은 마지막까지 병원 입원장에서 나오지 못하고 망설였던 소심한 성격이지만 이제는 적극적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최 이사는 "4년 동안 철창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실험에 동원됐지만 그래도 사람이 좋다고 부르면 달려오는 개들을 보면 미안하고 이제라도 나와 다행이다 싶다"며 "실험 비글이 아닌 앞으로 개구쟁이 비글의 삶을 살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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