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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당, 개헌으로?... 아베 사망 이틀 만에 참의원 선거 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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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당, 개헌으로?... 아베 사망 이틀 만에 참의원 선거 압승

입력
2022.07.11 04:30
수정
2022.07.11 08: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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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민당 단독 과반 63석 얻어
안보 불안 고조, 아베 피살에 보수 표 결집

일본 참의원 선거 투표일인 10일 오후 야마구치현 야마구치시에 있는 에지마 기요시 자민당 후보의 진영에서 관계자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사진이 담긴 자민당 홍보물을 벽에 붙이고 있다. 야마구치현은 8일 유세 중 총격을 당해 목숨을 잃은 아베 전 총리의 선거구(지역구)였다. 야마구치=교도 연합뉴스

일본 참의원 선거 투표일인 10일 오후 야마구치현 야마구치시에 있는 에지마 기요시 자민당 후보의 진영에서 관계자가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사진이 담긴 자민당 홍보물을 벽에 붙이고 있다. 야마구치현은 8일 유세 중 총격을 당해 목숨을 잃은 아베 전 총리의 선거구(지역구)였다. 야마구치=교도 연합뉴스


일본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이 10일 실시된 참의원 선거에서 이번 선거에 달린 의석(125석) 중 과반(63석)을 크게 넘는 의석을 확보하며 승리했다.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일본유신회와 국민민주당의 의석을 합하면 개헌안 발의 기준인 166석을 넘는다. 8일 사망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비롯한 우익의 과업인 평화헌법 개정 작업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11일 오전 7시26분 NHK이 보도한 최종 개표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이 63석, 공명당이 13석 등 과반을 훌쩍 넘는 76석을 확보했다. 자민당은 단독 과반을 달성했다. 일본 의회 상원에 해당하는 참의원 임기는 6년인데, 재적 의원 248명의 임기가 절반씩 엇갈리게 돼 있어 3년마다 124명이 교체 대상에 오른다. 1석은 보궐선거 대상이었다. 나머지 123석 중 70석을 연립여당이 확보하고 있는 만큼, 참의원 여당 몫은 146석으로 늘게 됐다.


일본 참의원 선거 투표일인 10일 오후 도쿄도 스미다구에 설치된 후보자 안내판 근처에서 고령 남성이 손수레를 밀고 이동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일본 참의원 선거 투표일인 10일 오후 도쿄도 스미다구에 설치된 후보자 안내판 근처에서 고령 남성이 손수레를 밀고 이동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예상 뛰어넘은 여당 압승, 아베 전 총리 피살도 영향

여당의 압승은 북한 핵실험 위협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인한 안보 불안 고조에 따라 방위력 강화를 주장하는 보수 정당으로 보수 표심이 결집한 데 따른 것이다. 아베 전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보수는 더욱 똘똘 뭉쳤다. 실제 테레비도쿄 출구조사에선 아베 전 총리의 사망 때문에 지지 정당을 자민당으로 바꾼 유권자가 1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 참의원 선거 때와 달리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하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자민당 총재인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NHK에 출연, 개헌과 관련해 "국회 차원의 논의를 계속 진행시키면서 국민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구체적인 안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방송에서는 "가능한 한 빨리 발의해 국민투표로 연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대책 등 경제 살리기에도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제1야당이었던 입헌민주당이 최종 17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입헌민주당은 지난해 중의원(하원) 선거에서 비례의석이 크게 줄어든 데 이어 영향력이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우파 야당으로 개헌에 적극적인 일본유신회는 3년 전의 배로 늘어난 12석을 차지했다.

역시 개헌에 찬성하는 국민민주당은 5석, 개헌에 절대 반대하는 일본공산당은 4석, 레이와신센구미는 3석을 얻었다. 이번에 처음으로 후보자를 낸 소수정당인 참정당도 1석을 얻으며 원내 진출했으며, 사민당과 NHK당은 각각 1석을 가까스로 유지했다.

10일 일본 도쿄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참의원(상원) 선거 투표 용지를 배부받고 있다.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유세 도중 피습 사망한 가운데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는 참의원 절반인 125명을 선출한다. 도쿄=AFP 연합뉴스

10일 일본 도쿄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참의원(상원) 선거 투표 용지를 배부받고 있다. 8일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선거 유세 도중 피습 사망한 가운데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는 참의원 절반인 125명을 선출한다. 도쿄=AFP 연합뉴스


아베 '필생의 과업' 개헌 작업 빠르게 진행될 듯

중의원 선거에 이은 참의원 선거 압승으로 기시다 총리의 권력 기반이 더욱 탄탄해지게 됐다. '아베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던 그가 추후 당 지도부 인사를 통해 친아베파를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만 애도 분위기가 지속될 동안 '기시다 색채'를 빠르게 드러내기보다는 개헌이나 방위력 강화 등의 정책을 추진해 아베의 정책을 계승하는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이 있다.

의회의 개헌 분위기는 상당히 무르익었다. 기시다 내각 출범 이후 국회에선 개헌 관련 회의가 거의 매주 열렸다.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명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헌에 부정적이었던 일본인의 여론도 찬성 쪽으로 돌아서는 중이다. 중국과 북한 등 주변국의 군사·경제적 위협이 거듭 증가하는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의회 내 개헌 찬성파들의 세부 입장이 조금씩 엇갈리는 점은 변수다. 일본유신회는 헌법 9조에 자위대를 명기하자는 자민당 주장에 찬성하지만, 공명당은 개헌 자체는 찬성하면서도 헌법 9조에는 손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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