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
"야마가미, 자해 욕구를 외부로 돌리는 유형"
"종교와 정치 밀착, 일본에선 이미 알려진 일"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살인 용의자인 야마가미 데쓰야가 살인 동기로 특정 종교에 대한 원한을 들고 있지만 일본 내에서는 특정 종교 문제보다 불우한 가정 환경과 이로 인한 사회적 좌절감에 더 주목하는 분위기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11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본 쪽에서는 특정 종교 관련 이야기도 나오지만, 그것보다 크게 나와 있는 기사들은 가정환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용의자 야마가미는 5세 때 부친이 사망한 후 가세가 기울었다. 모친이 부친의 사업을 이어받았지만 결국 파산했고, 중증 장애인인 형은 자살했다. 이런 가운데 야마가미 본인은 해상자위대에 들어갔지만 적응하지 못했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호사카 교수 역시 야마가미가 특정 종교를 겨냥해 아베 전 총리를 공격했다기보다는 어디로 풀어야 할지 모르는 사회적 좌절감을 분출한 것으로 봤다. 그는 "일본에서 외로운 늑대형에 더해진 자폭테러형의 범죄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지난해 말 오사카 병원 화재 사건과 핼러윈 시기 '조커' 복장 괴한의 지하철 흉기 난동 및 화재사건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그는 "야마가미씨도 금방 체포됐는데, 자신이 어떻게 돼도 상관없었다는 뜻"이라면서 "일본 언론에서는 자해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많은 사람을 더 데려가고 싶다는, 자해의 욕구를 다른 데로 돌리는 유형이라고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사카 교수는 아울러 "과거에는 '묻지마 살인'이라고 해서 전혀 모르는 사람을 여러 명 공격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요새는 대상을 조금씩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 일본 내의 현상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야마가미 원한 산 특정 종교, 아베 이전부터 자민당과 맞아"
호사카 교수는 야마가미가 아베 전 총리와 특정 종교를 연결한 것에 대해선 "일본에서 정치와 종교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것은 일본인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선 어떤 종교단체가 정당을 만들면 그 신자들은 그 정당에 100% 투표하는 문화가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불교단체가 모체인 공명당"이라면서 "자민당이 공명당을 연립여당으로 받아들인 것은 표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야마가미가 아베 신조 전 총리가 특정 종교를 많이 전파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그 종교는 한국의 박정희 정부 시절부터 반공적인 성향으로 일본에도 영향을 많이 끼쳤고, 자민당 성향에 딱 맞아서 종교단체면서도 정치적 활동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10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일본 경찰에 "내 어머니가 심취한 종교단체에 아베 전 총리가 영상 메시지를 보낸 것을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이 종교단체로 지목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측 관계자는 "예전에 통일교회 신자였는데, 지금은 교회를 나오지 않는 것 같다"면서 "야마가미 어머니가 헌금을 얼마나 냈는지, 언제까지 교회에 다녔는지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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