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치 위기 모면하려는 술수" 주장
윤석열 정부 들어 논란이 거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해 침묵하던 북한이 13일 입을 열었다. 선전매체를 앞세워 "신북풍몰이"라고 비난하며 날을 세웠다.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는 이날 '룡(용)산에서 몰려오는 신북풍은'이라는 제목의 글을 싣고 두 사건을 언급했다. 매체는 윤석열 정부가 이들 사건 처리 과정을 재조사하는 것과 관련해 "현 남조선 정권이 처한 심각한 통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구시대적인 교활한 술수"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낮은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정치보복과 북풍몰이를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역대 남조선의 보수 정권들처럼 현 정권도 동족 대결로 제놈들의 정치적 잔명을 부지해보려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글은 북한이 두 사건에 대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던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지난달 16일 해양경찰과 국방부가 서해 피격 사건 관련 입장을 뒤집은 뒤부터 국내에선 논란이 들끓었고 국가정보원 고발로 검찰 수사까지 시작됐지만, 북한 당국과 주요 매체들은 이를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북한 당국의 인권침해 문제가 지적될 수 있는 사안들인 만큼, 굳이 거론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글을 게재한 메아리 역시 당시 북한의 내부 조치에 대한 설명을 비롯해 두 사건 자체에 대한 북한 측 입장을 전하지는 않았다. 2020년 9월 서해 피격 사건이 터진 직후 '대남 통지문'을 통해 정부가 발표한 사건 경위를 반박하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과를 전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아직까지 관련 조사가 '한국 내부'의 인권침해 및 절차 위반 의혹에 집중돼 있는 만큼, 정부가 북한에 직접 사건 관련 협조 요청 혹은 문제제기를 하기 전까지는 이 같은 탐색전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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