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정점 "3분기 말~4분기 초"
남은 금통위서 "0.25%p씩 점진적 인상" 예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당분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올 연말 기준금리가 연 2.75~3.0%에 도달할 수 있다는 시장의 전망에 대해선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올해 남은 세 차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도 기준금리를 연이어 올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물가 흐름이 향후 몇 달 간 지금보다 높은 수준을 보인 후 점차 완만히 낮아지는 상황에서, 금리를 당분간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인상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통위는 이날 사상 첫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연 2.25%까지 끌어올렸다.
이 총재는 물가 정점 시기를 묻는 질문에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 정점을 찍고 서서히 안정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달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6%를 뚫은 물가가 당분간 더 오를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정점이 됐어도 물가가 빠른 속도로 내려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처럼 한 번에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설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우리는 (9%를 바라보는) 미국처럼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은 아니다"라며 "(현 시점에서)자이언트 스텝으로 갈 필요는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연내 추가 인상 방침은 재확인했다. 이 총재는 "3분기 후반부터 물가 상승세가 꺾인다는 가정 하에, 이번 0.5%포인트 인상으로 물가 상승 기대심리를 낮추려고 한 것"이라며 "이 흐름대로 가면 0.25%포인트씩 점진적으로 가면서 상황을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총재는 "시장이 올 연말 기준금리를 2.75~3.0%까지 예측하는 건 합리적 기대"라고 말했다. 금통위가 남은 세 차례의 통화정책방향 회의(8월, 10월, 11월)에서 잇달아 0.25%포인트씩 금리를 올리면 연말 한국 기준금리는 연 3.0%가 된다.
이달 27일(현지시간)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해 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과거 미국과의 금리가 1%포인트 이상 역전된 적도 있다"며 "격차 그 차제보다 그로 인한 자본유출 가능성, 시장에 미칠 영향, 신흥국의 파급효과 등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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