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을 앞두고 있는 제21대 후반기 국회에서 가장 '뜨거운' 상임위원회는 어디일까. 정치권에선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를 첫손에 꼽는다. 여야의 유력 당권주자들이 희망 상임위로 외교안보 분야 상임위를 지목해서다.
국민의힘에선 안철수 의원과 김기현 의원이 각각 외통위와 국방위를 1순위로 지망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의원이 국방위와 외통위를 각각 1, 2순위로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상임위에서 외교안보 이슈를 두고 대선 후보급 당권 주자들이 '빅매치'를 벌일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외통위와 국방위는 통상 '비인기 상임위'로 분류된다. 대다수 의원들이 지역구와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연관된 국토교통위나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등 '알짜 상임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선 후보급' 의원들은 국정 운영의 핵심축인 안보 분야 경력을 쌓기 위해 외통위와 국방위를 고르는 경우가 많다. 대선 주자나 다선 의원들의 '국정 수업 코스'인 셈이다.
대선 출마 경력을 지닌 안 의원은 외통위 지망 의사를 굳힌 상태다. 이를 위해 보좌진도 외교안보 전문성을 고려해 선발했다. 이전 정부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국방부, 국회 국방위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보좌진들이 최근 안 의원실에 합류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13일 "최근 원내지도부가 안 의원에게 '국방위는 어떠냐'는 의사를 물었지만 안 의원이 '외통위를 고수하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고 했다. 안 의원은 지난달 7일 당선 후 국회 첫 등원길에도 "세계가 많이 바뀌고 있어 외통위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마 국회의원 중에 저보다 글로벌 경험이 많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PK(부산·울산·경남) 대망론'을 꿈꾸는 김태호 의원도 외통위를 선택했다. 김 의원은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외교안보에 우리의 사활이 걸려 있는 만큼, 국제적 감각과 역량을 상임위 활동을 통해 체화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국방위 합류가 사실상 확정됐다. 4선 중진인 김 의원은 새누리당 시절 당 정책위의장을 거쳐 국민의힘 원내대표까지 역임했다. 김 의원이 그동안 기재위, 국토위, 산자위 등 경제 관련 상임위를 두루 거친 만큼, 21대 국회에선 전반기 외통위에 이어 후반기 국방위 활동으로 외교안보 분야 전문성을 다진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에선 당대표 '0순위'로 꼽히는 이 의원이 국방위와 외통위를 각각 1지망과 2지망 상임위로 선택했다. 국회 경력으로는 '초선'으로 분류되지만, 여야 다선 의원들이 포진해 있는 상임위에서 대선 후보로서 중량감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이날 여야는 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잇따라 열며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을 논의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치고 "이견을 좁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도 "이번 주 안으로 가급적이면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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