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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세대 정당의 탄생

입력
2022.07.19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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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자민당 표 일부 신생정당으로 흘러
여야 전통적 이념 탈피해 젊은층 끌어들여

지난달 18일 일본 후쿠오카시 하타카에서 참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가미야 소헤이(44)가 거리 연설을 하고 있다. 참정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달 18일 일본 후쿠오카시 하타카에서 참정당의 비례대표 후보로 나선 가미야 소헤이(44)가 거리 연설을 하고 있다. 참정당 공식 인스타그램 캡처

2012년 2차 아베 내각 출범 후 일본의 20~30대 젊은이들은 자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냈다. 취업난 해소와 젊은 세대의 보수화 등이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2016년 참의원 선거 때 42.5%가 자민당에 몰표를 줬던 30세 미만 젊은층은 이번 선거에선 37.8%만 자민당을 선택했다.

젊은층의 표가 가장 많이 흘러간 곳은 신생정당인 '참정당'이었다. 3년 전엔 있지도 않았고 방송이나 신문이 철저히 외면한 이 정당에 20대의 표 5.9%가 모였다. 정당 창립자들은 “우리 손으로 일본을 바꾸자”며 “지금의 일본이 좋으면 여당에, 싫으면 야당에, 직접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참여하고 싶으면 참정당에 투표하라”고 연설했다. 거리 연설을 유튜브로 중계하고 젊은이를 당원으로 모집해 정치 공부 모임을 조직하는 방식으로 세를 넓힌 이 정당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투표했다”는 젊은 당원들의 ‘간증’이 쏟아졌다. 참정당은 결국 177만 표를 얻어 비례 의석 1석을 배출, 원내 진입에 성공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참정당에 투표한 사람은 여당이 주장하는 방위비 증액과 야당이 주장하는 소비세율 인하를 동시에 지지하고, 개헌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좋다’는 경향이 나타난다. 오랜 세월 굳어져 온 여야의 전통적 이념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기성 정치가 생활과 괴리돼 있다고 느끼는 젊은층에 호소력을 발휘했을 수 있다.

물론 기성 정치 혐오를 바탕으로 태어난 신생정당은 위험성도 크다. 유럽에서 등장한 우익 정당은 이민자 혐오 등 배외주의를 기반으로 세력을 불렸다. 참정당 역시 교육개혁이나 식품안전 같은 민생 공약 속에 ‘외국인의 일본 투자 금지’ 등 배외주의적 요소를 교묘히 끼워 넣고 있다. 마스크 착용에 부정적인 점이나 코로나19에 대한 견해는 음모론이나 유사 과학적 주장과 비슷해 우려된다.

하지만 TV 대신 유튜브를 보는 청년층에 ‘우리 손으로 정치를 하자’고 호소하며 파고들었다는 점에서 ‘청년 정치’의 사례로서 연구해 볼 만하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50대 이상 남성이 장악한 기성 정당이 젊은층 표를 모으기 위해 선거철에 젊은 인사를 영입했다가 선거 후 내치는 것이 ‘청년 정치’라고 인식되고 있는 한국에선 더욱 그렇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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