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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하드웨어 강조하지만... 양자컴 시대에도 소프트웨어가 핵심"

입력
2022.07.25 04:30
수정
2022.07.25 09: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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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게임체인저 양자컴퓨터 :②인터뷰]
기술 선도기업 IBM의 원성식 한국 대표
전 세계 40만명에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HW만으론 불가능… 알고리즘·SW 중요"

원성식 한국IBM 사장이 13일 여의도 본사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원성식 한국IBM 사장이 13일 여의도 본사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지금 양자컴퓨터 시장은 누가 천하를 통일할지 전혀 알 수 없는 춘추전국시대다. ①초저온에서 전기저항이 없어지는 현상을 이용한 초전도 방식, ②전자기장으로 이온을 잡아두는 이온트랩 방식, ③다이아몬드의 성질을 활용한 다이아몬드 점결함 방식까지.

이처럼 여러 방식의 양자컴퓨터가 동시다발로 개발되는 중이지만, 어떤 방식이 가장 효율성을 인정받으며 미래의 패권을 쥘 것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수년 안에 양자우위 단계 온다

다만 현 단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기업은 분명히 있다. 초전도 방식을 이용 중인 IBM과 구글이다. 특히 IBM은 이미 2016년에 업계 최초로 양자컴퓨터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 누구나 양자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전 세계 40만 명 이상이 서비스에 등록했고, 하루 40억 번 이상 양자회로가 구동되고 있다.

업계 선두 기업이 보는 양자컴퓨터 시장의 현재와 미래는 어떨까. 13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원성식 한국IBM 대표는 현재 양자컴퓨터 시장 상황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쪽에서 개발이 막 시작되면서 전체적인 모양을 갖춰 나가는 과정"이라고 진단했다.

원 대표는 "양자컴퓨터가 기존 컴퓨터(클래식컴퓨터)보다 빠르거나, 효율적이거나, 정확한 경우를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라고 부른다"며 "양자 우위가 달성되면 슈퍼컴퓨터 대신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는 게 산업적으로 유리한 분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은 슈퍼컴퓨터를 완전히 넘어서진 못했고, 알고리즘 등을 개발하며 양자 우위 시대를 준비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오류 없이 1,000큐빗(큐빗=양자컴퓨터의 최소 정보 단위)을 오롯이 사용할 수 있으면 특정 문제에선 클래식컴퓨터보다 뛰어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원 대표는 "IBM은 올해 433큐빗 시스템을 선보인 뒤 내년까지 1,121큐빗 컴퓨터를 출시한다"며 "2025년에 여러 칩을 연결하는 방식으로 4,000큐빗 이상의 프로세서를 개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생태계 없인 하드웨어 기술 무용지물

원 대표는 인터뷰 내내 "양자컴퓨터 시대에 들어가더라도 하드웨어 개발 못지않게 소프트웨어 및 생태계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1990년대 한국이 독자기술로 개발한 중형컴퓨터(주전산기) 타이컴의 예를 들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마스코트인 호돌이(tiger)에서 이름을 딴 타이컴은 하드웨어 쪽에서는 뛰어났지만 아무도 한국에서 개발한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를 구동하려 하지 않았다. 그는 "생태계 구축이 늦어진다면 하드웨어적으로 얼마나 뛰어난지와 무관하게 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 대표는 "한국이 제조업 강국이다 보니, 하드웨어 개발을 통한 양자기술 내재화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뤄지는 것 같다"고 현 상황을 진단하며 "하드웨어와 동시에 소프트웨어 등 응용분야에 대한 투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자 우위가 달성된 후 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들면 이미 늦을 것"이라는 게 그의 조언이다.

그는 IBM이 양자컴퓨터 소프트웨어 개발 툴(수단)을 숨기지 않고 공개하는 것도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원 대표는 "특정 국가나 소수 엘리트가 끌고 가는 폐쇄적 개발은 열린 방식을 앞서갈 수 없다"며 "(열린 생태계 안에서) 많이 사용하는 컴퓨터만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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