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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남성 혐오가 아니라 '성차별주의' 반대다 [세상의 관점]

입력
2022.07.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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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벨 훅스

편집자주

안녕하세요. '허스펙티브'는 평등하고 다정한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의 공간입니다. '세상의 관점'은 이혜미 기자가 직접 보고 읽고 느낀 콘텐츠를 추천하는 허스펙티브 속 코너예요. 뉴스레터를 구독하시면 한눈에 허스펙티브의 풍성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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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와 그에 근거한 착취와 억압을 끝내려는 운동이다.

벨 훅스,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中

'페미니즘이 뭐야'는 제대로 답하기 무척 어려운 질문입니다. 민주주의를 수만 가지 방법으로 정의내릴 수 있듯, 페미니즘 역시 어떤 부분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무척 다양한 규정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페미니즘은 오해를 받기 십상입니다. "페미니스트? 남자를 혐오하고 늘 화가 나 있는 여자들 아니야?" "페미니즘은 남녀 대립의 근원이자 여성우월주의잖아?"

미국을 대표하는 페미니즘 사상가이자 활동가인 벨 훅스(1952~2021)는 정확히 페미니즘이 무엇을 겨냥하는지 간결하게 정의합니다. 위의 정의는 페미니즘이 남성을 혐오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못 박고, 성차별주의가 문제라고 분명히 밝힙니다. 성차별주의적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에 노출되는 데에는 남녀가 따로 없기에, 여자도 남자만큼이나 성차별주의자가 될 수 있습니다.

"페미니즘은 성차별주의에 반대한다. 남성의 특권을 벗어던지고 페미니즘 정치를 기꺼이 포용한 남성은 투쟁의 소중한 동료이지 페미니즘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다. 반면 여성이라 해도 성차별주의적 사고와 행동에 젖은 채 페미니즘 운동에 잠입한 여성은 운동에 해를 입히는 위험한 존재다. (45쪽)"

문화평론가이자 페미니즘 작가인 벨 훅스(1952~2021). 그는 생전 인종과 계급을 아우르는 ‘모두의 페미니즘’을 강조했다. 플리커

문화평론가이자 페미니즘 작가인 벨 훅스(1952~2021). 그는 생전 인종과 계급을 아우르는 ‘모두의 페미니즘’을 강조했다. 플리커

이 책은 명료하고, 간결하고, 쉽게 읽히는 페미니즘 입문서입니다. △페미니즘 정치 △페미니즘 교육 △계급 투쟁 △여성 노동 △임신선택권과 임신중단권 △페미니즘 조직화 △인종과 젠더 △결혼과 동반자 관계 △성해방 등 거의 모든 주제를 총망라해 페미니즘 이슈를 한 권에 담았습니다. 어렵고 난해한 학술용어로 가득해 페미니즘과 심리적 거리를 갖게 만드는 책들과는 다른 무척 쉬운 책이예요.

벨 훅스의 정의에 따르면, 페미니즘은 '아무도 지배받지 않는 세상'을 가꾸는 데 기여합니다. 서로에 대한 존중이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의 틀을 만드는 기준으로 자리합니다. 누구나 타고난 모습 그대로 살 수 있는 세상에서, 평화와 가능성의 세상에서 살 수 있습니다. 인종차별과 계급 엘리트주의, 제국주의를 종식하려는 노력과 함께 말이죠.

'페미니스트는 남성을 혐오한다' '페미니스트는 피해망상에 젖은 이들이다' '페미니스트는 모두 레즈비언이다' 등 어떤 책이나 강의를 접한 적도 없이, 페미니즘에 대한 편견 가득 찬 말을 설파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또한 온라인 등으로 처음 페미니즘을 접한 뒤 첫걸음을 떼고 싶지만, 이론적 토대를 쌓을 기반이 부족했던 젊은 페미니스트에게도 무척 유용한 입문서가 될 것입니다.

그래픽=박길우 디자이너

그래픽=박길우 디자이너







이혜미 허스펙티브랩장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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