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892만 원→ 2021년 2억6,059만 원
전경련, 1,366개 상장사 10년 동안 인건비 현황 파악
지난 10년 동안 인건비가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현대바이오사이언스·SK텔레콤, 업종은 의료용품·반도체 제조업인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0일 공개한 '10년간 상장사 직원 1인당 인건비 및 실적 추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366개 상장사 직원 1인당 평균 연간 총급여는 43.3% 증가(5,593만 원→8,016만 원)했다. 연간 총 급여는 기본급여, 상여금, 성과급, 복리후생비 등을 포함한 값을 뜻한다.
지난해 직원 1인당 가장 많은 급여를 제공한 기업(공정거래위원회 공시 지주사 제외)은 ①현대바이오사이언스였다. 2011년(4,892만 원)보다 2억1,167만 원 오른 2억6,059만 원을 1인당 인건비로 지출했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0년 동안 급여 증가율(432.8%)로도 1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2000년 현대전자로부터 분사해 설립됐으며, 양모제·화장품에 이어 제약·바이오로 사업을 확장하며 급성장 중에 있다.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CP-COV03)가 최근 임상 2상에서 환자 대상 1라운드 투약을 마치기도 했다.
②2위는 SK텔레콤으로 지난해 1억6,427만 원을 급여로 지불했고, 그 다음으로는 ③대양제지공업(1억6,215만 원), ④카카오(1억4,910만 원), ⑤삼성전자(1억3,962만 원), ⑥씨젠(1억2,360만 원), ⑦SBS(1억2,218만 원), ⑧네이버(1억2,004만 원)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4차산업 혁명을 타고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들로, 연구 인력 유입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다.
업종별로도 대부분 지난 10년간 성장을 이룬 ①의료용품 및 기타 의약 관련제품 제조업(2011년 3,067만 원→2021년 7,752만 원) ②반도체 제조업(4,194만 원→9,550만 원) ③상품 중개업(3,810만 원→8,591만 원) ④석유 정제품 제조업(5,864만 원→1억2,579만 원) ⑤자료처리, 호스팅, 포털 및 기타 인터넷 정보매개 서비스업(5,618만 원→1억1,484만 원) 등에서 2배 이상 급여가 올랐다.
전경련 "10년 동안 매출 12% 오를 때, 인건비는 43% 상승"
문제는 인건비가 생산성 향상 정도와 비교해 지나치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라는 게 전경련의 주장이다.
지난 10년 동안 1인 당 매출액 증가율은 12.5%(2011년 9억6,000만 원→2021년 10억8,000만 원)에 그친 반면, 급여 증가율은 3.5배 많은 43.3%에 달했다. 반도체 호황기였던 2017년과 코로나19 기저 효과로 IT·게임·통신 등 비대면 업종이 호황을 누린 2019년을 제외하면 인건비 증가율이 매출액 증가율을 매번 앞지른 것이다.
특히 2013∼2016년과 2019∼2020년에는 1인 당 매출액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1인당 급여는 전년 대비 증가했다.
전경련은 한국의 노동비 상승 속도는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 등 주요 5개국(G5)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지난 10년 동안(2009∼2019년)간 G5의 제조업 근로자 1인당 평균 연간 노동비(총 급여) 증가율(23.6%)과 노동생산성 증가율(22.3%)은 1.3%포인트 차이가 났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총 급여 증가율이 생산성 증가율보다 8.5%포인트 높은 37.6%나 됐다. 한국과 G5간 8배 가까이 나는 수치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생산성 향상에 비해 과도한 임금 인상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제품 가격 인상을 부추겨 물가 상승을 초래하는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며 "기업이 생존하고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노사가 함께 생산성을 높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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