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9시45분쯤 저류조 청소 중 사고
현장서 치사량 수준 사이안화 수소 검출
조만간 부검 예정, 중대재해법 적용도 검토
20일 저류조 청소에 투입된 인부가 사망한 대구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죽곡정수장 배출수 처리시설 입구에 출입금지선이 설치돼 있다. 대구= 류수현 기자
대구에서 정수사업소 저류조 청소에 투입된 인부 1명이 숨지고, 공무원 2명이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20일 대구소방안전본부와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5분쯤 달성군 다사읍 죽곡리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죽곡정수사업소 배출수 처리시설의 저류조 찌꺼기를 청소하던 작업자 3명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 심정지 상태로 이송된 60대 작업인부 1명은 치료를 받던 중 숨졌고, 30대와 50대 공무원 2명은 호흡이 있으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용역업체 직원 2명과 공무원 2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맨홀 뚜껑을 열고 환기를 시작했다. 이어 오전 9시 30분쯤 용역업체 직원 2명이 사다리를 타고 길이 5.9m, 폭 6.8m, 높이 2.5m인 지하 저류조에 들어갔다가 되돌아 나왔다. 이 과정에서 뒤따라 나오던 60대 용역업체 직원이 추락했고, 공무원 2명이 구하기 위해 저류조에 들어갔다가 화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저류조에는 성인 무릎 높이 정도로 찌꺼기가 쌓여 있었다. 이날 현장에서는 사이안화수소 47ppm이 검출됐다. 이 때문에 당국은 사고를 당한 이들이 질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맹독 물질인 사이안화수소는 청산가스로도 불리고 치사량은 50ppm이다. 다만 용역업체 직원들은 안전모와 안전화 등 안전장비를 갖추고 작업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당국은 사이안화수소 발생 원인 등 여러 정황을 고려해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대구시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해당 용역업체는 수십 년간 청소실적이 있는 곳"이라며 "여태까지 저류조에서 사이안화수소 가스가 검출된 적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은 조만간 사망한 용역업체 직원에 대한 부검을 거쳐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대구고용노동청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인지 검토 중이다.
1995년 준공된 죽곡정수장은 낙동강 표류수를 취수해 정수한다. 대구성서산업단지 219곳에 2만3,000㎡ 등 총 412곳에 하루 10만3,000㎡를 급수하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배출수 처리시설은 2005년 준공됐다.
죽곡정수장 배출수 처리시설 전경. 대구= 류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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