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에 피가 섞여 있으면 대장암 뿐만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면역 질환에 노출됐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충균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박범희 의료정보학과 교수ㆍ이은영 연구원)와 안성수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연구팀이 국가암검진 자료를 이용해 2009~2013년 5년 간 대장암 검진을 받은 900만 명 가운데 나이ㆍ성별을 고려한 160만 명의 대변 면역 화학 검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다.
양성 환자군의 경우 추가로 대장 내시경검사에서 출혈이 확인된 대상자(대장암, 염증성 장 질환, 치질 등)는 제외했다.
대변 면역 화학 검사에서 양성과 음성으로 나눈 두 그룹을 2019년 12월까지 8년 간 추적 관찰해 면역 매개 염증 질환 중 류마티스 관절염, 전신 홍반성 낭창(루푸스), 건선 관절염 발병률과 위험 인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대상자 104만4,955명 중 △류마티스 관절염 7,645명(발생률 9.5명/1만 인년(person-years, 1만 명당 1년 관찰했을 때 발생하는 수)) △루푸스 208명(0.26명/1만 인년) △건선성 관절염 101명(0.13명/1만 인년)이 새로 발생했다.
가장 많이 발생한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 1만 인년 당 9.5명 발생으로 그 수가 적지만, 우리나라 인구의 류마티스 발생률 1만 인년 당 1.7-4.2명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자세히 살펴 보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추적 1년 차에 가장 많이 확인됐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또한 대변 면역 화학 검사 결과, 양성이라면 음성보다 위험도가 16% 높았고 △여성 △70세 미만 △낮은 HDL 콜레스테롤 군에서 발생 위험이 증가했다.
노충균 교수는 “이번 연구로 대장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 주로 시행하는 대변 면역 화학 검사가 발생 메커니즘이 복잡한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면역 매개 염증 질환의 조기 발견에 이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했다.
노 교수는 “대변 면역 화학 검사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이 의심되는 증상이나 위험 요소가 있다면 조기에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BMC 의학(BMC Medicine, IF 11.150)’ 최근 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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