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1일 국회 후반기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연설 내용 중 문재인 정부를 16번, 민주당을 12번이나 언급했다. 권 대행은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며 소득주도성장, 부동산 대책 실패, 탈원전 정책 등 전 정권의 정책을 전방위로 공격했다.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안인 ‘경제’나 ‘민생’ 대책이 묻힐 정도로 전 정권 비난에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연설 앞부분의 “무한 책임을 통감한다”는 반성이 진정성이 있는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동반 추락한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보여주듯 국민들은 최근 위기 상황에 대한 정부와 여당의 대처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런데도 대통령실은 사적 채용 논란에 휩싸여 있고 여당은 권력 다툼이나 벌이고 있으니 실망감이 커지는 것이다. 집권여당 대표의 대표연설이라면 진솔한 자기 반성과 정책 비전 제시가 핵심이 돼야 했다. 이미 선거로 심판받은 전 정권에 아무리 비난 공세를 퍼부어도 이는 무능함을 남 탓으로 돌리려는 시도로 비칠 수밖에 없다.
권 대행은 연설에서 연금ㆍ노동ㆍ교육 개혁을 위해 여야가 협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개원 뒤 두 달이 다 되도록 원 구성도 못 하는 여당의 정치력으로는 언감생심이다. 집권여당은 견제와 비판만 제대로 해도 칭찬을 받는 야당과는 하나부터 열까지 달라야 한다. 국민들이 집권여당에 바라는 건 담대한 비전 제시, 구체적인 문제 해결 능력, 국회 권력을 쥔 거대 야당과의 정책 조정 능력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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