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미사일 수출항 기반시설 타격”
“한 손은 계약, 다른 손은 미사일 발사”
튀르키예, “러시아 측 오데사 공습 부인”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을 위한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터키)의 4자 협상 타결 이튿날 우크라이나 수출항인 오데사에 러시아군이 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2발이 떨어졌다. 수출 선박의 통행 안전 보장 합의를 러시아가 하루만에 파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사령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러시아군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2발이 우크라이나의 항구인 오데사의 기반 시설을 타격했으며 다른 2발은 방공망에 격추됐다"고 밝혔다. 사상자 발생 여부나 항구의 구체적 피해 상황은 공개되지 않았다.
전날 러시아·우크라이나·유엔·튀르키예 4자 대표는 이스탄불에서 유엔이 제안한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협상안에 서명했다. △우크라이나 항구 3곳(오데사항·피브데니항·초르노모르스크항) 개방 △이스탄불에 4자간 합동조정센터(JCC) 설치 및 화물선 안전보장 △러시아산 곡물·비료수출 허용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이날 오데사 공습에 따라 이 같은 합의가 제대로 진행될지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이날 착수하기로 한 4자간 합동조정센터 설립 작업부터 제대로 진행될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 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중부 키로보흐라드주(州) 지역에 13발의 미사일 공습도 감행, 3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곡물수출 협상안에 합의해놓고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 남부 작전사령부는 이날 "러시아 군은 한 손으로는 계약을 체결하고 다른 한 손으로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SNS를 통해 "러시아는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방법을 찾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러시아가 무슨 약속을 하든 그들은 그것을 지키지 않을 방법을 찾을 거란 점을 입증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는 이날 공습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았지만, 튀르키예 측에는 자국과 무관한 공격이라는 식으로 관여 사실을 부인했다. 튀르키예국방부의 훌루시 아카르 장관은 이날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러시아 정부와 연락해본 결과, 러시아 측에서는 오데사항의 공격은 자신들과 전혀 관계가 없으며 러시아 정부도 그 사건에 대해서 면밀하게 세부 사항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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