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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우영우·안나... 서점가 휩쓰는 원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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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친코·우영우·안나...서점가 휩쓰는 원작들

입력
2022.07.26 04:3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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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상위권 차지
파친코·친밀한 이방인(안나)
OTT 성장에 '원작' 소설도 많아져
"영상화=재미 보장… 홍보 효과"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왼쪽)의 원작인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가 이달 27일 인플루엔셜 출판사를 통해 새로운 한국어본으로 재출간된다. 애플TV+·알라딘 제공

애플TV+ 드라마 '파친코'(왼쪽)의 원작인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가 이달 27일 인플루엔셜 출판사를 통해 새로운 한국어본으로 재출간된다. 애플TV+·알라딘 제공

서점가에 '원작'의 인기가 거세다. 드라마나 영화가 성공하면 원작 소설이 불티나게 팔리는 일은 전에도 있었지만 그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산업 성장세의 영향이 크다. 드라마·영화 제작이 활발해지면서 1차 콘텐츠를 소설이나 에세이 등 문학 작품에서 찾는 경우가 늘고 있어 '원작' 바람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가장 큰 흥행작은 단연 '파친코'다. 이민진 작가의 소설 '파친코'는 인플루엔셜 출판사가 번역을 새롭게 해 예약 판매를 시작한 이달 11일 교보문고와 알라딘, 예스24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동시에 종합 판매 순위 1위를 찍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18~24일) 동안 소설 분야 판매 순위 1,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애플TV+ 드라마 '파친코'가 공개된 지난 3월에는 기존 국내 출판사와의 판권계약 만료로 책이 판매되지 못했다. 그때부터 누적된 수요가 이번 예약 판매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파친코 1권은 27일 출간되고 2권은 8월 중 나올 예정이다.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왼쪽)가 인기를 얻으면서 약 5년 전 출간된 원작 소설 '친밀한 이방인'의 판매량도 늘었다. 쿠팡플레이·예스24 제공

쿠팡플레이 드라마 '안나'(왼쪽)가 인기를 얻으면서 약 5년 전 출간된 원작 소설 '친밀한 이방인'의 판매량도 늘었다. 쿠팡플레이·예스24 제공

지난달 24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시리즈 '안나'의 원작 소설 '친밀한 이방인'(정한아·2017)도 인기다. 예스24에 따르면 '친밀한 이방인'의 이달(1~24일) 판매량이 전월 같은 기간보다 649%나 증가했다. 교보문고 종합 판매순위도 50위(6월 마지막주)에서 드라마 공개 직후인 7월 첫째 주에 10위로 수직 상승해 약 3주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일부 사건 에피소드가 활용된 에세이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조우성) 역시 주요 온라인 서점 3곳에서만 3주 동안 5,500부 이상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우성 변호사가 쓴 에세이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오른쪽)에 나오는 에피소드 일부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활용됐다. ENA·예스24 제공

조우성 변호사가 쓴 에세이 '한 개의 기쁨이 천 개의 슬픔을 이긴다'(오른쪽)에 나오는 에피소드 일부가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활용됐다. ENA·예스24 제공

OTT 산업 성장으로 서점가에 끼치는 영화·드라마의 영향력은 더욱 커지는 추세다. 문학 작품이 영화 ·드라마의 원작이 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인기 영화나 드라마의 각본집이 책으로 출간돼 또 다른 방식으로 매출을 일으키기도 한다. 지난주 서점가를 휩쓴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각본집이 대표 사례다. 영상과 관련된 모든 작품이 인기를 얻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한 번이라도 더 회자될 수 있는 홍보 수단이라는 게 출판업계의 설명이다.

영상 제작 전 영상화 판권 계약 사실 자체도 판매 부수를 올리는 요인이다. 지난해 8월 출간돼 인기를 끈 김초엽 작가의 '지구 끝의 온실'은 올해 2월 스튜디오드래곤과 영상화 계약 소식이 전해지면서 판매량이 더 빠르게 늘었다. 자이언트북스 관계자는 "독자 입장에서는 '영상화 확정'이란 문구를 보면 '이 책의 재미가 어느 정도 보장되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면서 "정확한 수치를 낼 수는 없어도 마케팅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출간된 국내외 소설 가운데 드라마·영화로 제작됐거나 제작 예정인 작품들의 표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영화감독 봉준호의 차기작 원작인 에드워드 애슈턴의 '미키7', 김초엽의 '지구 끝의 온실', 넷플릭스 영화로 제작되는 제시카 놀의 '럭키스트 걸 얼라이브', 영국 TV드라마로 방영된 T. M. 로건의 '홀리데이'.

최근 출간된 국내외 소설 가운데 드라마·영화로 제작됐거나 제작 예정인 작품들의 표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영화감독 봉준호의 차기작 원작인 에드워드 애슈턴의 '미키7', 김초엽의 '지구 끝의 온실', 넷플릭스 영화로 제작되는 제시카 놀의 '럭키스트 걸 얼라이브', 영국 TV드라마로 방영된 T. M. 로건의 '홀리데이'.

특히 외국 작품의 경우 소위 원작 마케팅은 더 중요하다. 최근 영국 드라마 '더 홀리데이'의 원작 소설 '홀리데이(T. M.로건)'를 출간한 아르테 관계자는 "외국 문학은 한국 문학과 달리 국내 독자에게 친근한 작가를 앞세운 홍보가 힘들다"면서 "OTT 플랫폼에 영상화된 작품이 있으면 독자들의 관심을 더 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소설 '노멀 피플'은 이를 원작으로 한 BBC 드라마가 '웨이브'에 공개된 직후 월 판매량이 2.5배나 뛰었다. 비슷한 맥락에서 지난주 나온 신간 '미키7'도 국내 독자에게 생소한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 대신 봉준호 감독 차기작의 원작이란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영화 개봉 전이지만 유명 감독의 이름이 홍보 효과를 낼 것이란 기대에서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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