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망에 李 장관 발언 성토하는 글 이어져
직협, 서울역·경찰청 등서 홍보전, 1인 시위
"경위·경감도 동참" 30일 전국팀장회의 예고
“검찰이 모이면 구국충정, 경찰이 모이면 반란모의냐?”
25일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12ㆍ12 쿠데타에 비유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 파장은 컸다. 사태를 관망하던 다수의 경찰관들마저 지역과 계급을 막론하고 집단 반발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30일 예정된 전국팀장회의(경감ㆍ경위)에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도 가세하자는 제안까지 나왔다.
이날 경찰 내부망에는 종일 이 장관을 성토하는 글이 쏟아졌다. 경찰관들은 “경찰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지금의 일을 12ㆍ12 쿠데타에 비유하나” “그렇게 쿠데타처럼 느껴져서 대응을 하나회처럼 하셨나” 등 날이 잔뜩 선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집단행동이 이어졌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이날부터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총경회의 참석자 징계 취소와 경찰국 신설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개시했다. 시위에 참가한 강학선 충북 청주 청원경찰서 직협회장은 “총경회의가 쿠데타면, 검사들은 매일 쿠데타를 하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김연식 경남경찰청 전 직협회장도 “경찰 생활 26년째다. 저희는 쿠데타 경찰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경찰청 인근 경찰기념공원에는 전국에서 보내 온 근조화환이 줄을 이었다.
울산지역 5개 경찰서 직협은 경찰서별로 돌아가며 1인 시위를 진행 중이고, 부산 16개 경찰관서 직협 회장단 역시 총경회의 참석자들의 감찰 중단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직협은 또 서울역 앞에서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입간판을 설치하고 홍보 전단을 뿌리며 대국민 여론전에 돌입했다. 서명에 동참한 시민 이모(68)씨는 “지금 시대에 쿠데타 운운은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며 “경찰국 설치도 충분한 논의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직협은 29일까지 서울역에서 하루 8시간 동안 대국민 홍보전과 국회 입법 청원을 위한 온ㆍ오프라인 서명 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지휘부가 징계ㆍ감찰을 통해 총경회의를 찍어 눌렀지만, 외려 제2, 제3의 총경회의를 예고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김성종 서울 광진경찰서 경제6팀장이 전날 내부망에 30일 전국현장팀장 회의를 열자고 올린 글의 조회수는 1만 건을 넘어섰고, 3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여기에 유근창 경남 마산동부경찰서 양덕지구대장(경감)은 “팀장회의에 지구대장과 파출소장의 참석도 제안한다. 저부터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이 글 역시 현장 경찰관들의 뜨거운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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