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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상생 방안 내겠다" 입장 바뀌자...카카오, 지분 매각 미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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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모빌리티 "상생 방안 내겠다" 입장 바뀌자...카카오, 지분 매각 미룰 듯

입력
2022.07.25 19:3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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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사모펀드 MBK에 모빌리티 지분 매각 추진
"사회적 책임 두고 모빌리티와 입장 차 때문"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유보 요청...상생 방안 내겠다"

서울역 앞 카카오 택시 모습. 연합뉴스

서울역 앞 카카오 택시 모습. 연합뉴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팔아 최대 주주 대신 2대 주주가 되려고 하는 가운데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본사에 매각을 유보해 줄 것을 깜짝 요청했다. 류 대표는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를 매각하려는 근본 이유로 꼽히는 '사회적 책임' 이행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입장 변화에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당분간 지분 매각 계획은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류 대표는 이날 오전 사내 공지를 통해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에게 카카오모빌리티의 존재 이유와 방향성 그리고 크루들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전달했다"며 "매각 논의를 유보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방안을 고민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카카오는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중 일부를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해 1대 주주에서 2대 주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카카오가 보유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율은 57.55%다.



카카오 "사회적 책임 두고 모빌리티와 생각 달라"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021년 10월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021년 10월 5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의 2대 주주로 내려가려는 이유는 두 회사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이 다르기 때문으로 전해진다. 김성수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센터장과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8일 카카오모빌리티 전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카카오 공동체의 경영 방식과 수익 확대 등 사업 확장을 꾀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영 방식이 맞지 않다"며 "카카오가 빠지는 것이 모빌리티 성장에 더 나은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택시 호출 요금과 전기자전거 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사회적 논란을 빚었다. 문제는 이 논란이 카카오의 다른 사업 영역으로까지 번지면서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까지 국정 감사장에 나와 대국민 사과를 했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성장할수록 기존 사업체들과 충돌을 피할 수 없고 논란은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카카오가 지분을 팔기로 결정했다는 게 정설이다.



카카오모빌리티 "사회적 성장 고민하겠다" 매각 유보 요청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앞에서 열린 '카카오모빌리티 투기자본 MBK매각 반대 및 카카오 사회적 책임 이행 촉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MBK파트너스 앞에서 열린 '카카오모빌리티 투기자본 MBK매각 반대 및 카카오 사회적 책임 이행 촉구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 임직원의 75% 이상이 카카오의 지분 매각 추진 반대에 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류 대표는 본사에 카카오모빌리티의 근로자 대표와 경영진으로 구성된 '모빌리티와 사회의 지속 성장을 위한 협의체'를 꾸려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어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카카오 본사 측은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사회적 공존을 위한 새로운 성장 방향을 제안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CAC에서는 이러한 노력을 존중한다"며 "카카오에서는 이를 존중하고 지지하며 어떤 안이 나올지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내놓을 상생 방안을 보고 최종 매각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모빌리티 규제 완화 움직임에 고심 깊어지는 카카오

21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21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택시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뉴스1


업계에서는 카카오가 매각에 대해 원점부터 다시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노조를 비롯해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까지 나서서 반발하자 인수 대상자인 MBK파트너스까지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전해진다.

게다가 최근 택시 대란으로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규제 완화 가능성이 나오는 것도 변수다.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은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심야택시 난을 해소하기 위해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플랫폼 택시에 탄력요금제를 도입하는 방향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업계에선 규제 때문에 막힌 '타다'와 같은 승차공유형 플랫폼 출시도 기대하는 상황이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2017년 모빌리티 시장에 뛰어들어 지난해 드디어 처음으로 흑자를 본 만큼 카카오 역시 모빌리티 산업의 성장성에 거는 기대가 컸다"며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여론이 조금씩 바뀌는 만큼 카카오도 지분 매각을 다시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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