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6일 '경찰국' 신설 안건을 국무회의에 올린다. 경찰을 통제한다는 지적과 경찰 내부 반발에도 불구하고 법적 절차를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총경급 경찰관들의 집단 행동을 '항명', '쿠데타'라고 규탄하며 정부의 구상에 힘을 실었다.
정부는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과 인력 증원에 관한 내용을 담은 '행정안전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일부개정령안'(대통령령)을 국무회의에 상정, 처리할 예정이다. 앞서 16~19일 입법예고를 거쳐 21일 차관회의를 통과했다. 국무회의에서 시행령이 확정되면 다음 달 2일 공포와 동시에 바로 시행된다.
통상 입법예고 기간만 40일 정도 걸리는 시행령 처리 과정을 감안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행안부는 앞서 "직제안은 국민의 일상생활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입법예고 기간을 4일로 대폭 단축했다. 일선 경찰들의 거부감이 심한 점을 고려해 경찰국 신설 문제를 조속히 매듭짓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경찰 옥죄기'에 힘을 실었다.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25일 페이스북에 "경찰은 총과 탄약을 들고 정보를 독점한 13만 명의 거대한 공권력인데, 노골적으로 견제를 거부한다면 쿠데타일 뿐"이라며 "(경찰의 집단행동의) 본질은 항명을 모의하는 '경찰판 하나회'"라고 비판했다.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며 23일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하나회의 12ㆍ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고 비난한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발언에 동조한 것이다. 권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일선 경찰의 반발에 대해 "배부른 밥 투정", "선택적 분노이자 정치 규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 출신인 윤재옥ㆍ김석기ㆍ이철규ㆍ이만희ㆍ김용판ㆍ서범수 의원도 가세했다. 이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총경급 경찰관의 집단행동은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지휘부의 지시를 어겨가며 회의를 계속하고, 경찰국 설치 관련 입장까지 발표한 것은 복무규정을 위반한 도를 넘은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다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속도 조절' 필요성도 제기된다.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찰은 행안부 장관의 관리를 받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것"이라면서 "대기발령을 내리는 등 거칠게 하는 것은 오히려 반발만 더 키운다. 대화와 설득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 출신 권은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경찰 총경급 회의에 대한) 해산명령은 정당한 직무상 명령이 아니고, 복종의무 위반도 불성립한다"며 경찰 입장을 옹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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