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팀)이 추구하는 음악색과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최근 쏟아지는 가수들의 컴백 러시 속, 어느 컴백 행사에서나 빠지지 않고 나오는 질문이다. 다른 가수들과의 음악적 차별점이 곧 치열한 K팝 시장에서의 생존력으로 직결되는 상황에서 많은 가수들이 자신들만의 음악색에 대한 생각을 내놓곤 한다.
하지만 하루에도 수많은 그룹들이 쏟아지는 K팝 시장에서 자신만의 독보적 음악색을 찾고, 이를 이어나가는 과정 속 대중적 인기까지 얻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K팝 신에서 해당 가수(혹은 그룹)만의 확실한 음악색을 구축했다고 평가받는 이들을 꼽으라고 했을 때 몇몇 이들의 이름을 나열하고 나면 쉽게 나머지 이름이 따라붙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K팝, 나아가 각 가수와 팀이 추구하는 장르적 범위에서 오는 한계 속 기존의 레퍼런스를 따르지 않되 대중의 취향을 사로잡을 만한 음악적 요소를 찾는데서 오는 어려움이 이같은 상황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것은 부정하기 힘들다.
소위 '잘 되는 음악'을 좇는 국내 가요 시장의 태도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차별화된 음악의 필요성을 알고는 있지만 각 시기 가요 시장을 강타한 음악 스타일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 역시 어렵다. 특히 최근에는 특정 장르가 눈에 띄게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빈번해 지면서 가요계 장르적, 음악 스타일적 편향성이 짙어진 경향도 있다. 결국 자신의 음악색을 고수하기 보다는 매 시기 '잘 될 것 같은' 음악에 배팅하는 가수가 많아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K팝 시장에서는 차별화된 음악색에 대한 필요성이 이야기되고 있다. 노래로 대중과 소통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가수라는 직업에 있어 자신만의 음악색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은 당연한 숙제이기 때문이다. 당연하지만 힘든 이 과정 끝에는 결국 '성공'이라는 일련의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대표적인 예는 선미다. 원더걸스 활동을 마무리한 뒤 솔로로 전향한 그는 '24시간이 모자라' '보름달' '가시나' '주인공' '보랏빛 밤' 등으로 연타석 히트를 성공시켰다. 이 과정에서 그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은 일명 '선미팝(POP)'이라는 수식어의 탄생이었다.
몽환적이면서도 세련된 그만의 음악색은 매 앨범을 거듭하며 더욱 짙어졌고, 이는 곧 선미의 음악색을 넘어 '선미팝'이라는 수식어로 이어졌다. 최근 그가 발표한 '열이 올라요' 역시 기존의 음악과는 또 다른 매력을 담았지만, '선미팝'의 연장선상에서 그가 추구하는 확고한 음악색을 그렸다는 점은 동일했다. 여기에 힘입어 선미는 이제 스스로 자신의 색을 담은 곡을 만들고 앨범 전반을 프로듀싱하는 가수로 성장했다.
지금 선미의 행보가 곧 K팝 가수들이 지향해야 할 지점을 보여주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자신만의 음악색이 무엇이냐'는 교과서적인 이야기를 반복해 물을 수 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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