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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尹心… 이준석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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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尹心… 이준석이 웃는다?

입력
2022.07.28 04:30
수정
2022.07.28 08: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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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동정론 일며 2030 남성 반발
여권 지지율 악재에도 출구전략 없어
6개월 뒤 이준석 복귀 가능성 커지고
사태 책임론 일며 권성동 리더십 흔들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 내용 공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후 사과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출근하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 내용 공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후 사과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비판한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윤심(尹心)' 논란도 재점화했다. '성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을 받고 있는 이 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가 '윤심'과 무관치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동정론을 등에 업은 이 대표의 재기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당권 구도에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문제의 메시지에서 '윤심'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잠행 시위'를 벌이며 윤 대통령과 번번이 갈등설에 휩싸인 바 있다. 윤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위해 이 대표와 겉으로는 손잡았지만, 본심은 아니었을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내부 총질' 메시지는 이런 견해에 힘을 싣고 있다.

문자 메시지 노출 사태는 향후 국민의힘 당권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이 대표 측은 징계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재기의 명분을 쌓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이 대표의 의혹을 폭로한 배경에 '윗선' 정치인의 개입이 있었다는 주장이 담긴 음성파일이 보도된 상태다.

이 대표는 27일 페이스북에 현재 상황을 '양두구육(羊頭狗肉)'에 빗댄 글을 올리며 심정을 표출했다. 울릉도를 방문 중인 그는 "그 섬에서는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 와서 팝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 섬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울릉도”라고 덧붙였다. 여의도 정치권을 '그 섬', 울릉도를 '이 섬'이라고 표현하며 문자 메시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 대표가 전후 사정을 미뤄 특별히 오해하지 않을 것"이라는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의 입장 표명을 두고서도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 못알아 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고 비꼬았다.

윤핵관 그룹과 갈등하면서도 윤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려던 이 대표가 윤심을 확인하면서 이전보다 더 확고한 독자 노선을 걷지 않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와 가까운 유승민 전 의원이 전날 말없이 해당 문자메시지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면서 이런 시각에 힘이 실린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김웅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대선 기간 함께 찍은 사진들을 공유하면서 “내부 총질”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 대표를 지지했던 청년 세대를 중심으로 당에 대한 반발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당장 국민의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비판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당원으로 추정되는 A씨는 게시글에서 "이준석 대표가 '토사구팽' 당한 게 맞지 않느냐. 다시는 이 당을 지지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윤 대통령 당선인 시절 청년보좌역으로 활동했던 박민영 대변인도 "윤 대통령을 믿었지만 지금은 잘 모르겠다. 당의 변화를 바라는 청년들의 쓴소리와 성장통을 어찌 내부 총질이라 단순화할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윤 대통령의 메시지 유출 사고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유력한 당권주자 중 한 명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은 리더십에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권 대행이 이번 사태로 손상된 리더십을 얼마나 빠르게 복원할 수 있느냐가 차기 전대의 중요 변수로 꼽히고 있다. 최근 공부모임을 주도하며 당내 세력 확장에 나선 당권주자 안철수, 김기현 의원은 이번 사태에 말을 아끼며 사태를 관망하는 모습이다.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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