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문헌학자 김시덕의 도시 향한 인문학적 시선
도시를 새롭게 읽어 내는 도시문헌학자 김시덕 작가가 '우리는 어디서 살아야 하는가'를 화두로 들고 나타났다. ‘어디를 사야 집값이 오른다’는 식의 족집게 강의를 하는 책은 아니다. 도시 곳곳의 역사와 주변 환경, 개발계획을 살펴 살기 좋은 땅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만드는 인문서에 가깝다.
김 작가는 우선 ‘도시계획’ ‘안보’ ‘교통’ ‘재개발’ 등의 키워드로 좋은 부동산을 가려낸다. 장밋빛 도시계획의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지진·산사태·홍수에 안전한 곳은 어디인지, GTX 호재가 정말 집값 상승을 가져오는지 등에 대한 분석을 읽다 보면 부동산 업체의 상술을 가려내는 눈이 생긴다. '수도권 군공항이 조만간 이전할 것'이라며 땅을 홍보하는 부동산 개발업자를 향해선 이렇게 단언한다. “한국 안보를 고려할 때 김포공항과 성남서울공항은 단기 또는 중기적으로 이전하지 않을 것이다.”
도시를 향한 인문학적 시선도 잃지 않는다. 서울 을지로 지역은 한때 낙후 지역으로 여겨졌으나 현재 외국인을 향한 게스트하우스가 늘며 ‘힙지로’로 탈바꿈했다. 외국인들이 복닥복닥한 골목길의 매력에 빠진 덕이다. 김 작가는 "신도시나 택지를 개발할 때 구역 안 모든 원도심을 일괄적으로 철거하지 말고 신도시 속 원도심으로 기능하도록 정책 배려가 이뤄지면 좋겠다"고 제안한다.
서울 아파트 용적률 제한에 대한 소신도 눈길을 끈다. 서울 도심의 층고와 용적률을 높이고 그 대신 임대주택을 늘려야 도시의 혼종성이 유지되며 발전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강북 사대문과 강남3구의 고도 제한, 용적률 제한은 도시의 생명력을 파괴하는 행위다. 서울 부산과 같은 세계적 대도시의 층고와 용적률을 제한해야 한다는 분들께 쾌적하고 살기 좋은 지방에 가시라고 진지하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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