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장관, 국회 본회의장서 휴대폰 화면 노출 경계
기동민 의원 법제사법위원회서 "항상 뒤 조심하시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 대정부질문 도중 주변을 경계하면서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한 장관은 상체를 웅크린 채 스마트폰을 책상 밑으로 가져갔는데, 스마트폰 화면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주의하는 모습이었다. 이는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이 주고받은 문자가 언론에 노출, 파문으로 확산된 것을 의식한 행동으로 보인다.
한 장관의 이런 행동은 윤 대통령과 권 직무대행의 이른바 '문자 파문' 발생 다음날인 27일에 포착됐다. 권 직무대행의 스마트폰 화면 노출은 국회 출입 사진기자들의 카메라에 잡혔다. 보통 취재 카메라는 국회 뒤쪽에 자리하는데 한 장관은 카메라를 피하듯 몸을 옆으로 돌려 상체를 깊게 숙였고, 스마트폰을 책상 밑으로 내리고 조심스럽게 들여다봤다.
한 장관이 스마트폰 화면 노출을 막으려는 나름대로의 '자구책'인 셈이다. 윤 대통령과 권 직무대행이 나눈 문자는 보안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텔레그램 응용소프트웨어(앱)를 통해 이뤄졌지만, 정작 대중의 눈인 취재 카메라를 피하진 못했다.
특히 윤 대통령이 권 직무대행에게 보낸 메시지는 큰 파장을 불러왔다. 윤 대통령은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라며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보냈다. 이는 '성 상납 의혹'으로 징계를 받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의중이 드러난 것 아니냐, 윤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한 것 아니냐 등 논란을 야기했다.
대통령실과 권 직무대행은 "사적 문자 내용 유출"이라고 해명, 사과했다. 하지만 그 여파는 쉬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과거 국회의원들의 스마트폰 화면 노출 '사고'는 논란거리였다. 그래서 최근 국민의힘 당 지도부도 소속 의원들에게 '스마트폰 사용 주의령'을 내렸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표가 당 의원들이 참여한 텔레그램 대화방에 "본회의장에서 휴대폰 사용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며 "사진기자들의 표적이 되기 쉽다. 사소한 일들이 자칫 여야 협상에 큰 걸림돌이 될 수도 있으니 의원님들께 주의를 부탁드린다"는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언급됐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장관에게 "혹시 텔레그램을 사용하느냐"고 물었고, 한 장관은 "개인적으로 여러 메신저를 쓴다"고 답했다. 그러자 기 의원은 재차 "텔레그램을 쓰느냐"고 질문했고, 한 장관은 "주로 많이 쓰지는 않는다"고 대답했다. 기 의원은 "텔레그램을 사용할 때 항상 뒤 조심하시라"고 의미심장한 주의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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