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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지사 "지방소멸은 '수도권병' 탓… 경북이 분권시대 기폭제 될 것"

입력
2022.08.24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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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이철우 경북지사
대구경북 신공항·천년주택 건설
지방시대 주도하는 첨병 역할
일자리·정주여건 개선에 최선

중앙정부는 지방이 할 수 없는 일만
원포인트 개헌·업무이양 필요
차세대 원전시장 선점 힘쓸 것

이철우 경북지사가 경북이 주도하는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피력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지사가 경북이 주도하는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피력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경북이 주도하는 지방시대를 열겠다."

국회의원 3선에 이어 도지사 재선까지 연이어 성공한 이철우 경북지사는 민선 8기 경북 도정의 핵심을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선도로 잡았다.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도 이러한 함의가 있다. 제16대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에 취임한 이 지사는 스스로 ‘일(work)철우’라고 할 정도로 업무에 몰입한다. 2008년 국회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뒤 14년간 그를 지탱한 원동력이다. 실제 도지사 취임 이후 그는 차량으로 이동한 거리만 한 달에 1만㎞ 이상일 정도로, 경북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일을 챙긴다. 경북 김천이 고향인 이 지사는 경북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한 뒤 수학교사로 교편을 잡았지만, 1985년 국가정보원에 들어가 국장까지 지낸 독특한 경력의 소유자다.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 찾아오는 경북을 만들겠다"는 이 지사의 구상을 지난 17일 들어봤다.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이란 슬로건을 정한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아직 진행형이다. 수도권 집중과 저출산ㆍ고령화 문제도 심화하고 있다. 국내외적인 여건이 지역에 우호적이지 않다. 이런 시대 변화에 대응하면서 낙후한 지방을 새롭게 디자인하는 게 어느 때보다 급선무다. 그래서 생각해 낸 슬로건이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이다. '민생ㆍ경제와 미래, 지방'을 도정 키워드로 정하고, 신산업 육성과 농업대전환 추진, 4차산업혁명 준비, 대구경북신공항 건설을 통한 항공시장 주도권 선점 등을 통해 지방시대를 열겠다."

-지방시대를 여는 데 최대 난제는 지방소멸이다.

"원인은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수도권 중심 국가발전전략과 이를 통해 국민들 마음속에 형성된 서울 로망, 즉 '수도권병' 때문이다. '한강의 기적' 이면에는 수도권 중심 발전이 있었지만 결국 과밀화와 무한경쟁체제의 폐해로 이어졌다. 그리고 결국 지방소멸이라는 위기를 불러왔고, 이는 곧 국가소멸까지 직면하게 만들었다. 저출산 문제가 대표적이다. 2019년 서울의 합계출산율은 0.72명인 반면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은 0.85명, 비수도권은 1.01명이다. 수도권 과밀화로 인구가 몰려 있지만 오히려 출산율은 더 떨어지는 현상이 초래하고 있다."

-이를 극복할 방안이 있는가.

"지방소멸을 걱정하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앞으로 지방시대가 열릴 것이다. 2년 넘게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일터와 주거지가 반드시 일치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드론 택시(UAM)를 타고 출퇴근하는 시대가 오면 일만 서울에서 하고 거주는 전국 어디에서나 할 수 있게 된다. 경북도는 정주여건 조성과 기업 유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주여건 조성을 위한 구체적 사업을 소개해달라.

"문화ᆞ예술ᆞ관광 인프라를 구축해 찾아오는 경북을 만들겠다. 2030년 개항 예정인 대구경북신공항은 대한민국 남부권 거점 경제물류공항으로, 지방시대를 여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주택 문제 해결 차원에서 천년주택도 지을 예정이다."

-천년주택이란 개념이 낯설다.

"우리나라 아파트는 대부분 30년 정도면 재건축한다. 하지만 수도권 고층 아파트 단지는 이마저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지방시대를 앞두고 수도권 인구 유치를 위해 천년주택단지 건설을 추진 중이다. 경북도청 신도시 2단계 부지에 택지 대신 300가구 정도의 천년주택 시범단지를 조성해 분양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지방소멸 극복을 위해 개헌 필요성도 제기했다.

"지방소멸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분권이 필수적이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에서 할 수 없는 일만 한다'는 내용을 한 줄 추가하는 원포인트 개헌을 하면 된다. 중앙정부는 국방이나 외교처럼 지방에서 하기 어려운 업무만 하고 나머지는 지방정부에 과감하게 업무를 이양하는 게 필요하다."

-농업경쟁력 확보를 위해 '농업대전환'을 선언했다.

"농업은 단순 식량 생산을 넘어 이젠 과학과 기술이 융합된 첨단산업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북도도 농업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농업대전환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16개 분야의 민ᆞ관ᆞ산ᆞ학 전문가 72명이 미래 농업 분야를 위해 머리를 맞댈 예정이다."

-글로벌 원전 최강국을 위해 최대 집적지인 경북의 역할이 막중하다.

"국내 가동원전 24기 중 11기와 방사능폐기물처리장,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등이 경북에 있다. 특히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SMR) 시장 선점에 집중할 계획이다. 경주시 감포읍에 조성 중인 혁신형 SMR 개발을 담당할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연계해 원자력 산업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다. 또 SMR 수출공급망 구축을 통해 국가산업단지 유치에 주력할 예정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 경주 이전과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 설립 등도 추진 중이다."

-'이웃사촌 시범마을' 사업도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들었다.

"농촌 지역의 혁신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인구감소 위기 극복의 모델로 만들고자 시작했다. 농촌 지역에 청년일자리와 주거단지, 복지체계 등을 두루 갖춘 청년마을이 경북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달까지 스마트팜 청년 농부 40명, 시범마을 일자리 청년 CEO 42명 등 총 137명의 도시 청년들이 활동 중이다. 그중 85명은 의성군 안계면으로 주소도 옮겼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경북이 주도하는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피력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경북이 주도하는 지방시대를 열겠다고 피력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안동=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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