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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 플레이' 한 달 숨긴 골퍼 윤이나…징계 수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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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구 플레이' 한 달 숨긴 골퍼 윤이나…징계 수위 어쩌나

입력
2022.07.29 17:55
수정
2022.07.29 18:21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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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신고 배경 놓고 온갖 루머까지 확산

오구 플레이를 한 사실을 뒤늦게 자백한 윤이나. KLPGA 제공

오구 플레이를 한 사실을 뒤늦게 자백한 윤이나. KLPGA 제공

‘장타 여왕’ 윤이나(19)의 오구(誤球) 플레이 늑장 신고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징계 수위를 두고도 여론이 팽팽하다. 한 달이나 늦게 알린 선수 양심의 문제를 들어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강경론과 자진 신고를 했다는 점을 고려해 '다시 일어설 기회를 줘야 한다’는 온건론이 맞선다.

여러 차례 자백 기회 있었음에도 숨겨

윤이나는 지난달 16일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 15번 홀에서 오구 플레이를 했던 사실을 최근 털어놨다. 티샷 후 러프에 떨어진 볼을 쳤는데, 곧바로 자신의 공이 아닌 걸 알았다. 그런데도 이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지난 15일에야 대회 주최 측인 대한골프협회에 이메일로 자진 신고 했다. 오구 플레이에 대한 규정도 있다. 홀에서 바로 알렸다면 2벌타를 받고 경기를 이어 갈 수 있지만, 홀을 지난 뒤에 밝히면 실격 처리된다.

하지만 오구 플레이를 한 달 가까이 숨기면서 일이 커졌다. 윤이나는 “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지각 신고를 한 배경을 둘러싸고 온갖 확인되지 않는 루머까지 확산되고 있다.

고의성 입증되면 중징계 불가피...KPGA 투어서는 5년 자격 정지

고의로 숨겼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중징계는 피하기 어렵다. 골프 규정에서 가장 중요한 ‘에티켓’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1라운드에서 한 선수는 고의적인 오구 플레이를 했다가 경기위원장에게 발각돼 실격됐다. 이 선수는 오구 플레이를 인정하지 않다가 경기위원장이 원래 공을 찾으면서 잘못을 시인했고, 자격 정지 5년에 벌금 5,000만 원 중징계를 받았다. 대한골프협회는 다음 달 중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윤이나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결과에 따라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징계도 뒤따를 전망이다.

"어물쩍 넘어가면 안 돼" vs "재기 기반까지 흔들면 안 돼"

온라인 골프 커뮤니티에서는 징계 수위를 두고 갑론을박까지 벌어졌다. “지금도 구슬땀을 흘리는 어린 선수들에게 본보기가 돼야 한다” “어물쩍 넘어가면 제2의 윤이나 사태가 또 발생할 것이다” 등 일벌백계를 주장하는 의견이 많다. 하지만 “징계는 받아야 하지만 재기 기반까지 흔들면 안 된다” “골프만 보고 달려온 젊은 선수인데 남은 인생까지 다 무너져선 안 된다” 등 옹호론도 만만치 않다. 논쟁이 치열함을 넘어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데다 미확인 루머까지 꼬리를 물자, 카페 운영진은 관련 논쟁을 중단하기로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골프계 "분명한 잘못, 타인 배려하는 인성 가장 중요"

골프계는 신중한 반응이다. 소문만으로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윤이나의 잘못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분위기다. 한 골프계 관계자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중대한 반칙”이라며 “아무리 우수한 선수라도 진심으로 깊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성적에만 몰두한 선수들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창기 대한골프협회 부회장은 “골프는 기량보다 규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또 규칙보다 더 중요한 건 매너와 에티켓을 지키고 타인을 배려하는 인성을 갖춰야 한다는 점이다”라며 “두 번 다시는 한국 골프에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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