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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배추·시금치 70% 상승... 물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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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배추·시금치 70% 상승... 물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입력
2022.08.02 15:0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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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연속 6%대 물가상승률
연간 물가상승률 5% 넘길 전망
정부 연간 예측(4.7%) 웃돌아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간편식 코너에서 시민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 간편식 코너에서 시민이 물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6%대 고공 행진을 이어갔다. 물가가 두 달 연달아 6% 이상 치솟은 건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연간 물가상승률도 5.0%를 넘길 것으로 예측돼 정부 전망은 또다시 엇나갈 가능성이 커졌다.

2일 통계청은 ‘7월 소비자물가동향’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108.74로 1년 전보다 6.3% 뛰었다고 발표했다. 1998년 10월(7.2%)과 11월(6.8%) 이후 23년 8개월 만에 2개월 연속 6%대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3%대에 진입한 물가상승률은 올해 3월(4.1%) 4%대로 올라선 후 4월 4.8%→5월 5.4%→6월 6.0%로 가파른 상승세다.

물가 상승은 공업제품과 개인서비스가 주도했다. 두 항목의 물가 기여도는 각각 3.11%포인트와 1.85%포인트로, 7월 물가상승률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한 여파로 경유(47.0%)와 휘발유(25.5%), 자동차용 액화석유가스(LPG·21.4%) 등 석유류 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이를 모두 포함한 공업제품의 가격도 1년 전보다 8.9% 올랐다.

서비스 물가 상승세도 심상찮다. 외식 물가는 8.4%나 올랐는데, 1992년 10월(8.8%) 이후 29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지난달 공공요금 인상에 전기·가스·수도 요금도 15.7% 뛰어 조사를 시작한 2010년 1월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길었던 봄 가뭄과 이른 장마로 작황이 악화한 탓에 채소류 가격 역시 크게 올랐다. 오이(73%), 배추(72.7%), 시금치(70.6%) 등이 70%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지난달 신선 채솟값은 26.0% 급등했다.

6%를 웃도는 물가 고공 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대외 요인에서 추가 돌발 변수가 없는 한 9~10월쯤 물가 정점이 되지 않을까 예측한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2~3개월은 6%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다가 10월 전후로 상승폭이 꺾일 거란 얘기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연간 물가상승률은 5%를 넘길 것 같다”고 말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5%)보다 낮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한 2008년(4.7%)을 웃도는 수준이다. 앞서 6월 정부는 경제정책 방향 발표를 통해 올해 물가상승률을 종전(2.2%)보다 2.5%포인트 높인 4.7%로 내다봤으나, 이미 1~7월 평균 물가상승률은 4.8%에 달한다.

노시연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서민 경제와 밀접한 품목의 물가 상승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양극화 심화 방지를 위한 지원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7월)는 1년 전보다 7.9% 상승, 1998년 11월(10.4%) 이후 가장 급격히 오른 상태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생활물가 안정화와 민생 여건 개선을 위해 8월 추석 민생안정 대책 등 추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종= 변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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