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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과 모디의 지지율 차이는?

입력
2022.08.03 16: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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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국제 현안과 외교안보 이슈를 조명합니다. 옮겨 적기보다는 관점을 가지고 바라본 세계를 전합니다.


지난 6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정상회의에서 4개국 정상들이 웃으며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지난 6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정상회의에서 4개국 정상들이 웃으며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왼쪽부터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미국 정치만큼 대통령 지지율이 미치는 파장을 보여주는 곳은 드물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업무수행 부정평가는 최근 갤럽조사에서 59%, 긍정평가는 38%에 머물렀다. 여론조사가 본격화한 트루먼 정부 이래 집권 2년 차로선 가장 낮은 수치다. 1년6개월 재임 평균 지지율이 40% 아래인 것도 역대 최저였던 지미 카터, 도널드 트럼프의 42%보다 낮은 성적이다. 같은 시기 빌 클린턴은 46%, 버락 오바마는 48%를 기록했다. 집권 초기 경기침체와 싸워야 했던 로널드 레이건조차 44%를 유지했었다.

바이든의 지지율 개선이 없다면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참패할 수밖에 없다. 현재 의석 동수인 상원과 다수인 하원을 내줘야 한다. 그가 부통령이던 2010년 오바마 정부의 지지율은 지금보다 나은 40%를 오르내렸다. 하지만 예상대로 중간선거는 텃밭까지 내줬고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에 참패했다. 양당정치의 여소야대 구도에선 대통령이 정책수행이나 입법화를 추진하긴 어렵다. 정권이 바뀌면 폐기될 운명의 시행령 정치가 여기서 비롯됐다.

바이든 역시 정권 초 지지율 50%를 넘는 허니문 기간을 가졌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아프가니스탄 철수, 40년 만의 인플레이션, 풀지 못하는 공급망 문제 등이 악재로 발목을 잡았다. 기름값 폭등은 유권자들이 가장 체감하는 그의 실정이다. 자초한 정책적 실수들이 지지율 추락을 가져온 셈이다.

지지율 붕괴는 당장 민주당 내홍으로 그 파문을 키우고 있다. 7월 뉴욕타임스 조사에서 민주당 유권자 64%가 2년 뒤 차기 대선에서의 후보 교체를 선호했다. 30세 미만 젊은 유권자들은 무려 94%가 후보 교체를 희망했다. 재직 중인 대통령이 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관례로 볼 때 이런 결과는 바이든에게 불출마를 압박하는 것과 같다.

바이든의 지지율 추락이 새로운 건 아니다. 미국에서 집권 2년차 대통령들은 대부분 지지율이 하락했다. 허니문 기간이 끝나고 이때가 되면 국민들은 새 정부의 정책적 성과를 점검하려 한다. 직전 트럼트도 마찬가지 2년차에 겪었던 정치적 증후군과 같다. 트럼프는 당시 집권 18개월 만의 지지율 30%대에 대해 나쁜 성적이 아니란 주장까지 했다. 트위터를 통해 히틀러 스탈린 무솔리니 폴 포트보다 높은 수치이고 다른 위대한 지도자들의 초기 성과보다도 좋은 성적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권좌에 오른 이후 같은 시기에 독일 히틀러는 28%, 이탈리아 무솔리니는 30%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가 보여준 것처럼 2년차 증후군을 벗어나지 못하면 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가속화된다. 더구나 바이든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는 역대 최고령인 79세의 나이, 툭하면 불거지는 건강문제까지 작용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바이든은 기회 있을 때마다 재선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무너진 지지율로 이제는 지지층 이탈이란 집토끼 걱정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다.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위기를 전후해 가장 성공적인 지도자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다. 미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에서 모디는 22개국 지도자 가운데 줄곧 지지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작년 5월 인도의 하루 코로나 확진자가 40만 명 넘게 나오며 그에게도 위기가 오는 듯했다. 당시 지지율은 80%대에서 60%대로 빠져 내려갔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사의 코로나 백신 생산지인 점을 이용, 자국 생산 백신의 수출을 금지하며 대규모 접종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하루 최대 1,000만 명이 백신을 접종하면서 국민 신뢰가 돌아왔고, 경제도 대규모 부양책으로 작년 성장률은 9.5%에 달했다. 미러, 미중 갈등 사이에서 과감한 경제실리 외교를 펴는 것도 모디의 지지율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모디는 서방이 금수 조치한 러시아산 원유를 중국과 함께 저가에 사들여 인플레이션을 일정 상쇄시켰다.

게다가 모디처럼 일반 국민, 특히 젊은이들과 소셜미디어(SNS)로 소통하는 최고의 지도자도 없다. 모디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의 팔로어에서 2위 바이든을 압도적으로 따돌리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남미 지도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틱톡, 옛 소련 연방국들이 주로 사용하는 텔레그램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SNS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지도자다. 그의 팔로어는 수천만 명에서 억 명 단위에 달한다.

힌두교가 절대다수인 인도에서 모디는 힌두 근본주의를 적절히 이용해 지지도를 유지하는 포퓰리스트란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럼에도 국익, 국민이란 명분과 실리를 우선하는 정책과 추진력이 지지율 유지의 비결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태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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